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저녁 8시까지 국내 주식 실시간 주문”…개미들 마냥 좋은건 아니라는데,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 내년 상반기중 출범 예고
‘양날의 검’ 12시간 거래…‘초단타매매’ 부추길 수도
증권가 거래 비용 절감, 투자자에 돌아갈진 미지수
ATS 성패, ‘최선집행의무’로 갈려…체계적 감독 필요


매일경제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의 출범을 앞두고 업계 안팎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내년 상반기 출범을 예고하며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해외 주요국처럼 본격적인 복수시장·경쟁체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내년부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주식거래가 가능해지고, 호가 유형이 다양해지며, 수수료 경쟁에 따라 거래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대체거래소의 설립 취지와 달리 실제 효과는 미미하고 시장의 혼선과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란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체거래소의 가장 큰 특징인 ‘12시간 거래’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 직장인이 한창 일할 시간인 오전 8시~오후 3시30분에 한정된 국내 주식 거래 시간이 오전 8시~오후 8시로 늘어남에 따라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편의성이 확대된단 점은 긍정적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거래시간이 늘어난 만큼 시장 변동성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긴 거래 시간은 투자자들에게 시장의 작은 변동에도 반응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단타매매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의 실적 공시, 글로벌 이벤트나 뉴스 등이 실시간으로 주가에 반영되면서 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초단타매매(하이 프리퀀시 트레이딩)’가 늘면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며 “초단타매매에 대한 개념을 금융당국이 명확히 개념화해 부작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한국거래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대체거래소 도입을 통한 수수료 절감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따른 효용을 투자자들에게 돌릴지도 미지수다. 증권사가 거래비용을 절감했다고 해서 투자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낮춰야한단 의무 사항은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선집행의무’의 원활한 실행이 대체거래소 출범 효과 성패를 가를 핵심 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선집행의무는 증권사 등이 고객의 주문을 처리할 때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실행해야 하는 의무다. 증권사는 투자자의 주문을 최선의 조건으로 집행하기 위한 기준을 사전에 마련·공표하고 동 기준에 따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시장을 선택해 주문을 제출해야한다. 우리나라는 그간 단일시장이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에 최선집행의무가 도입돼 있었음에도 실제로 적용된 바는 없었다.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대체거래소 초반 안착 과정에서 다양한 혼선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거래소 경쟁 활성화는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금융감독원이 최선집행 관련 규제를 명확히 설계해 시장의 초기 혼동을 최소화해야한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