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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바이든 행정부, 11월 대선서 트럼프 돕는 러ㆍ북의 ‘옥토버 서프라이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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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BC 방송,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 6명 인터뷰해 보도

러시아가 북에 ‘核미사일 발사 잠수함’ 완성 기술 제공하고, 서해상의 도발 부추길 가능성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미 대선(11월 5일)을 앞두고, 러시아가 북한이 잠수함에서 핵(核)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을 확대시키는 기술을 전수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을 갈수록 우려하고 있다고, 24일 NBC 방송이 6명의 미 고위 관리들을 인터뷰해 보도했다.

이 관리들은 또 북한이 러시아의 부추김을 받아 최근 10년 간 최대의 도발적인 군사 행동을 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이 방송에 말했다. 북한의 가장 최근 무력 도발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해상에서 발생한 천안함 폭침과, 11월 23일의 연평도 포격이었다.

미국의 한 정보관리는 NBC 방송에 “북한이 올해 도발적으로 행동하리라는 것은 의심이 없다. 얼마나 확대되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소셜미디어를 통한 미국 내 여론 조작을 통해, 트럼프의 당선에 유리하게 2016년 미 대선에 교묘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18일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관영 타스 통신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위한 준비가 각자의 속도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24일에는 러시아 상원 격인 연방평의회 대표단이 방북해 박인철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회담했다.

이에 따라, 푸틴이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첨단 군사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는 새로운 딜을 확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정보관리들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미사일ㆍ포탄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다량의 무기를 받는 대신에, 핵 잠수함과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을 이미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하는 무기의 규모는 유럽 전체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규모보다 많다.

북한산 무기가 노후하고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지원 무기가 바닥 나서 포탄도 아껴서 발사하는 상황에서 북한 무기는 러시아에게 전장(戰場)에서 큰 이점을 제공한다.

◇핵미사일의 잠수함 발사 능력 등 ‘최종 단계’ 기술 전수?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북한이 핵탄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의 배치를 마무리 지을 최종 단계의 기술을 지원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작년 9월 6일, 북한은 구식(舊式) 소련 모델에 기초한, 첫 전술핵 잠수함인 ‘김군옥 영웅함’을 건조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한미 정보당국은 이 잠수함의 핵미사일 발사 능력은 과장된 것으로, 실제로 핵탄두 미사일을 탑재ㆍ발사하기까지는 추가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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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작년 9월 수중에서 핵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며 공개한 첫 전술핵 공격잠수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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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 정보관리들은 이 방송에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고 있는 기술 유형을 완전히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물리적으로 추적 가능한 무기 이전과는 달리, 러시아의 최고급 기술 원조는 모니터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미 관리들은 NBC 방송에, 북한은 무기 제공의 대가로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부품ㆍ항공기ㆍ미사일ㆍ장갑차량ㆍ기타 고급 군사기술의 공유를 원한다고 말했다.

◇북, 신형 미사일 능력 계속 노출

북한은 최근 미사일 능력을 대대적으로 선전해 왔다. 지난 달 3일에는, 고체연료를 사용해 신형 극초음속(hypersonic)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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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최근 고체 연료를 장착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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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또 탑재된 핵탄두가 1만여 ㎞를 날아가 우주에서 지구 대기권에 ‘안전하게’ 재진입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개발에 매달려 왔다. 미 관리들은 러시아가 그 ‘마지막 단계’를 도울 수 있다고 경계한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는 언제든 사용이 가능해, 7차 핵실험이 정치적 결정만 남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달 10일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인 비욘드 패럴렐(분단선 너머)는 같은 달 2일 위성이 찍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주변 도로에 대한 제설 작업이 끝난 3번 갱도는 언제든 사용이 가능하며, 한미 정보 당국도 북한이 이 갱도를 이용해 핵실험을 하는 데 필요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판단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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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일 위성이 찍은 북한의 함경북도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 다른 갱도와는 달리 3번 갱도 주변의 도로는 제설작업이 말끔하게 진행돼, 언제든지 7차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CSISㆍMaxmar 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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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방송은 “미국은 또한 북한이 휴전선에서 도발적인 공격을 하거나 서해 북방한계선에 가까운 도서에 포격하는 등의 긴급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리는 이 방송에 “중국이 아ㆍ태 지역의 불안정성을 원하지 않아,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을 부추기는 단계를 밟기를 망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로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에 이어 아ㆍ태 지역에서 또다른 긴장이 조성되는 것은 큰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는 두 전쟁 모두 자신이 대통령이 됐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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