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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국회 통과 초읽기...정부 총력 방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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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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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오는 28일 열리는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정부와 관계기관이 총력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시행을 앞두고 혼선이나 갈등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5일 국회 등에 따르면 야당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선구제 후회수를 골자로 하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며 "개정안 통과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더 이상 삶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사들여 보증금 일부를 돌려주고, 추후 HUG 등이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비용을 보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지원책으로는 제대로 된 피해 회복이 어려운 만큼 정부가 우선 보증금을 지원하는 등 선구제를 하고 나중에 이를 회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이 매입하도록 한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의 가치평가가 어렵고, 피해주택 매각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법에서 주택도시기금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가용재원 부족과 형평성 문제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도시기금은 국민들이 납입한 청약저축 금액과 부동산 취득 시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국민주택채권 비용으로 조성된다. 향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하더라도 비용 회수가 불투명해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

또한 HUG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은 지난 2021년 49조원이던 것이 올해 3월 기준 13조9000억원까지 줄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청약예금이 줄고 거래가 감소하면서 기금이 보유한 여유자금도 말라가고 있다.

비용 회수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HUG가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에게 대신 내어준 뒤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회수하는 '대위변제 회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10%대에 그치고 있다.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정한 가치 평가도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 23일 열린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종합 토론회 '에서 "선구제에 소요되는 재원이 무주택 서민들이 청약을 위해서 잠시 맡겨둔 돈을 가지고 지원을 해주겠다는 구조이기에 자금의 목적하고도 맞지 않는다"며 "회수되지 않는 구조로 인해서 다른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간 사기 사건에 대해 정부가 직접 구제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적절한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에게 선구제를 할 경우 보이스피싱 등 다른 사기 사건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법의 형평성, 재정투입 규모의 불확실성, 법의 안정성 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국민의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는 기존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보완하고 예방할 수 있는 현행법보다 강화된 거주 지원 방안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국토부는 지난 13일 전세사기 피해 지원 보완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여야 논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발표 시기를 미뤘다.

한편, 지난 23일 기준 정부로부터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인정받은 이들이 1만7000명을 넘어섰다. 전체 가결 건 가운데 내국인 비중은 98.4%(1만6781건)이며, 외국인 피해사례는 1.6%(279건)를 차지했다.

아주경제=김윤섭 기자 angks67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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