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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美 하버드대 학생들은 왜 졸업식장을 박차고 나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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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월이 끝나갑니다. 옷 소매와 바짓단이 점점 짧아지고,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모기 물린 자국을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 걸 보니 드디어 여름에 들어섰다는 것이 실감납니다. 올해는 적당히 더운 여름이면 좋을텐데, 벌써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으로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폭염과 장마는 달갑지 않지만, 이 계절 특유의 자유로움과 싱그러움을 떠올리니 올 여름엔 어떤 재밌는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번주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굵직한 사건들이 벌어졌습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이 주의 국제 소식을 일곱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

조선일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왼쪽)이 19일 동아제르바이잔주 바르즈건 지역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헬기에 탑승해 있다. 이날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을 태운 헬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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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2인자’ 에브라힘 라이시(64) 이란 대통령이 19일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그는 이날 오전 아제르바이잔과 이란 국경에 위치한 댐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헬기를 타고 수도 테헤란으로 이동 중이었는데요, 안개와 악천후로 인해 산간지역에 헬기가 추락했고, 결국 라이시 대통령과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 등 탑승자 9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취임 33개월 만에 목숨을 잃은 라이시 대통령은 강경 보수파로, 이란에서는 신정(神政) 체제의 정통 후계자로 꼽히던 인물입니다. 현재 권력 서열 1위인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총애하는 최측근이자,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점쳐져왔습니다. 법조인 출신인 그는 과거 반정부 인사 탄압의 선봉에 섰던 경력 때문에 ‘테헤란의 도살자’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 등 중동의 이슬람 무장 단체를 후원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며 서방과 각을 세워온 이란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중동 정세는 더욱 짙은 안개 속에 놓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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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反中)’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조선일보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20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거행된 취임식 행사에서 취임 연설을 하던 도중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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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는 라이칭더(賴淸德) 신임 총통의 취임식이 열렸습니다. ‘친미·독립’ 성향으로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그가 대만의 수장이 되면서, 양안 관계와 미·중 갈등의 향방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라이 총통은 취임사에서 중국을 향해 “세계가 전쟁의 공포에 떨지 않도록 보장하자”며 양안 관계 현상 유지의 뜻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중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고 유화적인 편이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면서 “어떤 간판, 어떤 기치를 걸든 대만 독립 분열을 추진하는 것은 모두 실패하게 돼 있다”고 했습니다. 중국의 위협 아래 총통 취임식을 지켜본 대만 시민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본지 김성모 기자가 취재한 취임식 현장 르포와 이벌찬 베이징 특파원의 상세한 분석 기사를 통해 확인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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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수낙 총리, “7월 4일 조기 총선 치르겠다” 발표

조선일보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22일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연설에서 그는 7월 4일에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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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올해 가을 혹은 초겨울에 치러질 것이라 예상됐던 총선을 오는 7월 4일 조기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낙 총리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앞에서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조기 총선을 발표했는데요, 이런 ‘연출’까지 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수낙 총리가 이끄는 영국 보수당은 이달 초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벼랑 끝에 서있는 상황입니다. 영국 매체와 여론 분석 기관의 여러 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노동당에 매번 20%포인트 이상 뒤쳐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조기 총선 실시는 ‘늦출수록 불리하다’는 판단 하에 보수당이 던진 ‘마지막 승부수’ 입니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한다면, 보수당의 14년 장기 집권이 무너지며 영국 정계에 지각변동이 찾아올 전망입니다.

수낙 영국 총리 “7월 4일 조기 총선 치르겠다” 깜짝 발표

☞ 英 집권 보수당 참패... 11개 시장 자리 중 겨우 1석 건져

◇美 하버드생 수백명, 졸업식 박차고 나간 이유는?

조선일보

2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에서 열린 졸업식 행사장에서 학생들이 대형 팔레스타인 국기 옆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이날 일부 학생들은 가자지구 전쟁 반대 농성을 했던 학생 13명의 졸업을 보류한 학교 측 결정에 항의하며 행사장에서 집단 퇴장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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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대거 자리를 이탈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23일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는 앨런 가버 임시 총장이 졸업생들에게 학위를 수여하기 시작하자, 갑자기 수백명의 학생들이 학위복을 입은 채 졸업식장을 걸어나갔습니다. 이들은 퇴장하며 “그들을 걷게 하라(let them walk)” “팔레스타인에 자유를(Free Palestine)”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하는데요.

이날 하버드대 졸업생들이 식장을 빠져나간 것은 하버드 이사회가 반(反)이스라엘 시위에 참석한 학생 13명에 대해 졸업을 보류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고 합니다. 지난달 미 대학가에서 불붙은 반이스라엘 시위의 여파가 이달 미 전역의 각 학교 졸업식에서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앞서 컬럼비아 대학교는 올해 예정됐던 졸업식을 아예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본지 윤주헌 뉴욕 특파원의 기사를 통해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美 명문 하버드생 수백명, 졸업식 도중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 외치며 걸어나가

美 컬럼비아대 “졸업식 취소”...기습 反戰시위에 사고 우려

◇美 MZ세대가 불 붙인 ‘디지털 단두대’ 캠페인

조선일보

지난 6일 열린 멧 갈라에 거대한 블랙 드레스를 입고 참석한 미국 가수 카디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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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에서 반(反) 이스라엘 학생시위가 열리는 가운데, 온라인은 젊은 세대들이 시작한 ‘디지털 단두대’라는 캠페인으로 뜨거웠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는 유명 인사들을 소셜미디어에서 차단하겠다는 목적입니다.

‘디지털 단두대’ 캠페인은 6일 열린 미 패션계 최대 행사 ‘멧 갈라(Met Gala)’에서 촉발됐습니다. 연예인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레드카펫을 걸었던 이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피란민들이 모인 ‘최후의 도시’ 라파 침공을 개시했기 때문입니다. 캠페인을 주도한 이들은 “전쟁으로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고통받는 동안, 유명인들은 멧 갈라에 참석하려고 값비싼 입장료를 내고 수천 달러짜리 의상을 맞춰 입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캠페인의 실질적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쟁과 별 관련 없는 연예인들을 ‘마녀사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가자 외면한 연예인, 소셜미디어 끊어라… ‘디지털 단두대’ 논란

◇ ‘디즈니 마스코트’ 미키마우스도 노조 가입한다

조선일보

디즈니의 상징적 캐릭터 미키 마우스(가운데)가 최고경영진들과 함께 환영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디즈니 파크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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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대표 캐릭터 미키마우스가 노동 조합에 가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18일 미국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디즈니랜드의 캐릭터 출연진과 진행자들은 ‘매직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의 노조를 결성하기로 결의했다는데요.

세계 곳곳의 디즈니 테마파크에서는 월트디즈니 만화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의 탈을 쓰거나 분장한 후 놀이공원 곳곳을 돌아다니는 캐릭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관람객들을 직접 대면하기에 각종 안전 사고 위험에 노출되지만, 물가 대비 월급 수준이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합니다. 노조 결성이 확정될 경우,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캐릭터 배우 약 1700명이 노조에 가입하게 됩니다.

디즈니랜드 미키마우스도 노조 가입한다

◇ “먼저 퇴근하라”는 상사의 배려, 日에서는 갑질이라고?

조선일보

지난달 19일부터 일본 민영방송 TBS가 방영 중인 금요 드라마 '나인(9) 보더' 포스터/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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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열심히 안 해도 된다” “내가 할 테니 먼저 퇴근하라”면서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직장상사가 있다면 어떠실 것 같나요? 저라면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 같은데요. 최근 일본에서는 상사의 이런 행위를 가리키는 ‘호와하라’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호와하라’는 영단어 ‘화이트 해러스먼트(White Harassment)’의 준말로, 번역하면 ‘착한 갑질’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겉보기엔 후배들을 위한 다정한 상사의 배려로 보이지만, 오히려 이런 행동이 사회초년생에겐 직장에서 성장할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단 뜻으로 쓰인다고 하네요. 지난달 방영된 한 드라마에서 이런 상황을 다룬 장면이 등장하자,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며 화제의 단어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일본 소식에 빠른 본지 김동현 기자의 기사로 자세한 내막을 확인해보시죠.

“먼저 퇴근해” “열심히 하지마”...상사의 이 말이 갑질이라는 이유

이번주 조선일보 ‘원샷 국제뉴스’는 여기까지입니다. 평안한 한 주 보내시고, 6월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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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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