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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트랜스젠더가 1·2·3위 싹쓸이…관중도 “심각하다”는 美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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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서 열린 사이클 여자 2인 릴레이 경기에서 1~3위에 오른 선수들. 빨간 화살표로 표시된 3명(왼쪽부터 제나 링우드, 조던 로스롭, 에바 린)은 트랜스젠더 선수다./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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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열린 여자 사이클 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속한 팀이 1~3위를 모두 휩쓸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각)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레드먼드의 사이클 전용 경기장에서 메리무어 그랑프리가 열렸다. 이 대회 엘리트 여자부 2인 릴레이 경기에서는 최소 3명의 트랜스젠더 선수가 각각의 팀으로 출전했다.

주최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경기 결과에 따르면 상위 3개 팀에 모두 생물학적 남성이 포함됐다. 이들은 조던 로스롭, 제나 링우드, 에바 린으로 모두 성염색체는 XY로 남성이지만 여성으로 정체화한 MTF 트랜스젠더로 알려졌다.

생물학적 남성인 이들은 체격도 다른 여성 선수들에 비해 건장했다. 이에 대회를 본 관중들 사이에서는 몸집 차이에 거부감이 느껴진다며 “심각한 광경이다. 누가 이런 상황을 괜찮다고 하는 거냐”는 식의 반응이 나왔다.

한 여성 사이클 선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들의 수상 사진을 올리고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으로 이뤄진 팀들이 대회 여자 경기에서 1, 2, 3등을 차지했다”며 “100% 여성인 팀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적기도 했다.

한 여성단체 이사는 폭스뉴스에 “남성은 비슷한 체중을 가진 여성보다 20% 더 빨리 가속하고 30% 더 강하다.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라며 “광기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1위 팀에 속한 로스롭은 작년까지만해도 고향 캐나다 사이클링 리그에서 남자부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다. 2위를 차지한 링우드는 2017년까지 남자부 경기에 출전했으나 현재는 한 여성 사이클링 팀에 소속돼 활동중이다. 3위인 린 역시 대학 남자팀 소속으로 경기에 출전해왔으나 2022년 여자팀으로 전향했고, 이후 대회 순위가 급격하게 올랐다.

앞서 관련 단체는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으로 인해 기존 여성 선수들의 반발이 나오자 트랜스젠더 선수의 경기 출전을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국제자전거연맹은 작년 남성으로 사춘기를 거친 뒤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국 사이클연맹도 지난 1월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경기에 참가하려면 의료 전문가들에게 ‘공정성 평가’를 받아야 하며 테스토스테론이 특정 수치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조선일보

2022년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여자부 수영 자유형 종목에서 우승한 미국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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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의 여자부 출전 논란은 다른 종목에서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2022년에는 전미대학체육협회 여자부 수영 자유형 종목에서 남성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 리아 토머스가 출전해 우승했다.

이후 국제수영연맹은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규칙을 도입했고, 올림픽 진출을 노렸던 토머스는 새 규칙에 따라 국제 대회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이밖에 세계육상연맹 등이 비슷한 규칙을 도입해 트랜스젠더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면서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3년 전 도쿄올림픽 때보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이 줄었다.

성소수자·스포츠와 관련된 소식을 전하는 매체 아웃스포츠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성소수자 추정 선수는 최소 155명으로, 186명으로 발표된 도쿄 올림픽보다 적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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