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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강형욱,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노동부 “사업장 방문했는데 문 닫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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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보듬컴퍼니 관련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정식으로 들어온 건 없다”

이른바 '개통령'(개+대통령)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국내 반려견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훈련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의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강 대표가 상습적으로 보듬컴퍼니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주장이 제기됐음에도 강 대표가 입장을 밝히지 않자 계속 추가 폭로가 터져 나오는 모양새다.

그는 결국 1주일만에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현재까지 보듬컴퍼니와 관련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정식으로 들어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따르면 강 대표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최근 한 구직 플랫폼에 올라온 보듬컴퍼니에 대한 후기 글이 이달 18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다.

지난달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후기는 "여기(보듬컴퍼니) 퇴사하고 정신과에 계속 다님(공황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등)", "부부관계인 대표이사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인격 모독, 업무 외 요구사항 등으로 정신이 피폐해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작성자는 보듬컴퍼니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카카오톡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고 지정된 메신저만 쓰게 했으며 경영진 욕을 하는지 메시지를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강 대표가 '메신저를 감시해도 된다'는 동의서를 직원들이 작성하게 강제했다고도 주장했다.

보듬컴퍼니에 관한 부정적인 후기는 한 건이 아니다. 이 구직 플랫폼에는 보듬컴퍼니에 대한 후기가 총 25건 게재됐는데, 평점이 5점 만점에 1.8점에 불과하고 2019년부터 1점짜리 부정적 후기가 남았다.

이 같은 후기들은 그간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가 최근 보듬컴퍼니가 폐업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조명되기 시작했고, 언론에 보도되기에 이르렀다.

폭로의 장이 된 구직 플랫폼은 실제 회사에 재직했는지 인증할 필요 없이 글을 남길 수 있어서 사실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지만, 이후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새로운 폭로가 이어졌다.

지난 20일에는 강 대표의 유튜브 동영상에 한 이용자가 댓글을 달아 "쉬는 날 과한 심부름을 시키거나 폭염 폭설에 중노동을 지시하거나 보호자 면전에서 모욕을 주거나 인격을 폄하한 경우 등 더한 것이 많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훈련소에 맡긴 개의 견주가 입금을 조금이라도 늦게 하면 (강 대표가) 그 시간부터 개밥을 주지 말라고 했다"는 글이 올라와 강 대표가 개를 학대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강 대표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보듬컴퍼니에 연락을 시도해봤으나 "고객 사정으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 음성만 들려올 뿐 통화할 수 없었다. 보듬컴퍼니는 웹사이트에 올해 6월 30일 반려견 교육 서비스를 전면 종료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KBS는 지난 20일 방송하려던 '개는 훌륭하다'를 결방하기로 당일 결정했다. '개는 훌륭하다'는 강 대표가 고정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을 다음 주에도 결방할지 또는 출연자를 교체할지 등을 결정하지 못한 채 강 대표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방송사 측은 전했다.

이밖에도 강 대표는 이달 25∼26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 리조트에서 열리는 반려견 행사 '댕댕트래킹 2024'에 당초 계획과 달리 불참하기로 했다. 이 행사의 공동 주최사였던 보듬컴퍼니 역시 손을 뗐다.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은 강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는 추가 폭로가 불거지고 폭로 내용이 전파되는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21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를 운영하며 최근까지도 여러 영상을 게재해온 만큼 유튜브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만간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보듬컴퍼니 소재지인 경기도 남양주를 관할하는 노동부 의정부지청 관계자는 "접수한 사건은 없고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주의 깊게 상황을 보고 있다"며 "오늘 사업장을 방문했는데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가거나 직원을 만나진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2016년 임금체불 사건을 접수해 시정지시 후 청산한 사례가 있고, 그 이후 접수한 사건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강형욱이 자신에 대해 제기된 '직장인 내 괴롭힘' 등 '갑질 논란' 관련 일주일 만에 해명이 주로 담긴 입장을 발표했다.

강형욱은 24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 TV'에 업로드된 영상을 통해 "사실 여부를 따지기 앞서서 이런 소식으로 시끄럽게 만들고 좋지 못한 소식을 전해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반려견과 잘 살 수 있는 얘기들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그렇지 못한 행동들로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과 제가 갖고 있는 기억들을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려 한다"고 했다.

강형욱은 우선 CCTV로 직원들을 감시했다는 논란과 관련 "감시의 용도가 아니다. 사람들이 있는 곳이고 용품을 갖고 있는 곳이라 언제나 누구든 들어와서 있을 수 있다. 저희 개들도, 훈련사님들의 개도 와있던 곳이기 때문에 CCTV는 꼭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강형욱은 사무실을 처음 열 때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일을 하다 중간에 CCTV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일하는 중에 (CCTV를) 달려고 하니 그 때 직원들이 '우리 감시용이냐'라고 따진 것이다. 딱 한 두 분 정도가 불만을 제기했던 건 사실"이라고 돌아봤다.

'의자에 누워있지 말라'고 한 건 감시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함께 영상에 등장한 강형욱의 아내가 "그건 제가 CCTV를 보고 한 말이 아니다. 직원분이 정말 그런 포즈로 영상 편집을 하고 계셨다. 저희가 외부인도 많이 오고 다른 직원들도 오는데, 그런 근태에 대해선 말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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