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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절대 이사 불가" 아파트에 현수막 덕지덕지…대구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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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구 동구 율암동 아파트에 걸린 할인분양 규탄 현수막. 사진=호갱노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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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시장이 침체한 대구에서 '악성 미분양' 소진을 위해 시행사가 할인 분양에 돌입한 가운데, 이미 당초 분양가로 분양받은 입주민들과 할인가로 분양받은 수분양자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구 동구 율암동 '안심 호반써밋이 스텔라'는 미분양 18가구가 남았지만 할인 분양 매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시행사인 호반 산업이 지난 3~4월 미분양 물량을 할인해 내놓으려 했지만, 입주자들이 반발해 접은 상태다.

당초 시행사는 미분양 물량을 사면 잔금을 5년 뒤에 내게 하거나, 최대 9000만원을 깎아주는 등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에 반발한 기존 입주민들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호반산업 본사로 '상경 트럭 시위'를 벌였다. 지난 13일에는 아파트 출입구를 차로 가로막기도 했으며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 받을 경우, 관리비 20%를 더 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 수성동 4가 '빌리브헤리티지'도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분양률이 20%에 미치지 못하면서 공매로 넘어가 분양가보다 3~4억 낮게 거래되고 있다.

이에 기존 입주자들은 "2차 추가 가압류 확정" "가압류 등으로 중도금 대출·등기 불가합니다" 등의 현수막을 걸었다. 철조망을 치고 입주민이 경계를 서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입주자들은 '계약 조건이 변경되면 기존에 체결한 계약도 동일한 조건으로 소급 적용(변경)한다'는 특약을 근거로 시행사 측에 대금의 일부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수성구 신매동 '시지 라온프라이빗' 입주민들도 단지 정문에 "할인 분양 입주자 절대 이사 불가 ○○건설 책임져라" 등의 현수막을 걸었다. 이 단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시행사를 상대로 분양대금 일부 반환 소송을 걸고 미분양 물량에는 가압류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대구 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대구 아파트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전체 미분양의 13.3%를 차지했다.

대구 아파트의 미분양은 지난해 2월 최고치를 기록한 뒤 많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지방 광역시도 중 가장 많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인 '악성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많이 증가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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