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 하락폭 코로나19후 최대
가게 3분의 1은 계엄에 매출 반토막
저신용 자영업자 23만명…전년比 3만명↑
국회의장, 기재부장관 등 모임 재개 촉구
은행권 지원에 상의는 전국에 공문 발송
경기 불황에 비상계엄 여파까지 겹쳐 내수가 침체되고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부착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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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내수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연말 특수가 사라지고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국가적 비상에 걸렸다. 특히 자영업자·소상공인으로 대변되는 서민경제가 더욱 벼랑끝으로 내몰리면서 최우선적으로 이들 계층의 회복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국가 전역에서 연말연시 모임을 예정대로 이어가 내수 진작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독려가 잇따르고 있다.
계엄 후 가장 취약한 서민경제부터 다쳤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대비 12.3포인트 하락했다. 11월 1포인트 하락에 이어 2개월 연속 소비자심리가 위축했다.
이는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3p)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수 자체도 2022년 11월(86.6) 이후 2년 1개월만에 최저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11월 까지는 100.7을 기록했으나 이번 하락으로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에서 12포인트 이상 하회하며 공식적인 경기 비관 국면에 들어섰다. 정치 리스크가 소비심리를 걷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트린 셈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내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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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가 10일부터 사흘간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4%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는 소상공인이 36.0%로 가장 많았고 ‘30∼50% 감소’ 25.5%, ‘10∼30% 감소’ 21.7%, ‘10% 미만 감소’ 5.2%로 조사됐다. 외식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9.0% 줄었다.
또한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저소득 및 저신용으로 분류된 자영업자는 모두 증가했다.신용점수가 664점 이하인 저신용 차주는 올해 9월 말(3분기) 기준 23만200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3만2000명 늘어났다. 연도별 가계소득 기준 하위 30%인 저소득 자영업자는 49만400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1만5000명 늘어났다.
국회의장부터 대한상의까지 “모임 행사 합시다”
상황이 이렇자 국가적으로 내수 살리기에 총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길 당부드린다”며 “자영업, 소상공인 골목 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5일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당초 계획했던 모임과 행사를 진행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3년간 최대 2조1000억원을 들여 빚 갚는 여력이 약화한 소상공인 대상 금리를 낮추면서도 최장 10년 장기 분할 대환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폐업자를 위해서도 3%대 최장 30년의 저금리·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각각 연체 우려 소상공인은 121만원, 폐업자는 103만원의 연 이자 감면 효과가 예상된다.
여수지역 경제인들이 지난 19일 국가산단의 위기 극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여수상공회의소를 비롯 지역 10개 경제단체가 공동으로 ‘제1회 여수 경제인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여수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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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전국 73개 상공회의소와 서울 소재 25개 구상공회에 긴급 공문을 발송해 침체된 내수시장 활력제고를 위한 공동 캠페인에 착수했다.
대한상의는 공문을 통해 지역상의를 중심으로 경제계 신년인사회 등 주요 경제인 행사를 연초 집중 개최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연말연시 모임 행사 진행을 당부했다. 지난 19일 여수상의가 개최한 ‘제 1회 여수 경제인의 날’행사에는 지역경제인 230여명이 참석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 상공인들에 대한 표창과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진행했다. 상의는 이 같은 행사를 전국상의로 확대·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연말연시 모임 행사 진행 ▷임직원 잔여연차 사용 ▷국내서 겨울휴가 보내기 ▷지역 특산물 구매 장려 ▷온누리 상품권 구매·지급 등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도 지난 19일 회원사에 공문을 보내 연말연시 행사와 모임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임직원의 잔여 연차 사용을 권장해달라고 요청했다. 비품·소모품 선구매, 행사 조기 계약과 계약금 선지급, 협력사 납품 대금 조기 지급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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