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부동산 이모저모

서울 안에서도 '급'이 있다 … 투자전 알아야할 3·7·12법칙 [부동산 이기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땅에도 이른바 '급'이 있다. 같은 서울이라도 어떤 곳은 급이 높고 어떤 곳은 급이 낮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등급을 매기는 걸까. 바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다. 줄여서 '2040 서울플랜'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법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이러한 공간계획을 세우라고 하고 있다.

2040 서울플랜에는 서울의 중심지 체계가 나온다. 중심지는 곧 사람이 많이 모이는 번화한 지역을 뜻한다. 서울시는 이런 지역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면 도시경쟁력을 더욱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 구체적으로 서울을 3개 도심, 7개 광역 중심, 12개 지역 중심으로 나눠 놨다. 여기에 속하지 못한 나머지 지역은 지구 중심이나 비중심지로 분류된다.

급은 도심이 가장 높다. 순차적으로 내려가 비중심지의 위계가 가장 낮다. 투자를 하기 전에 내가 관심 가진 지역이 어떤 급지에 속하는지 찾아보는 게 좋다. 보통 급이 높은 곳일수록 개발 호재가 많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 해당 지역을 육성하려고 할 테니 말이다. 당장 지하철역 같은 대중교통시설을 만들 때도 중심지 체계를 고려하곤 한다.

광화문·강남·여의도…최상위 3도심

도심이란 도시의 중심부란 뜻이다. 상업, 문화, 행정, 교통 기능이 모인 가장 번창한 곳을 일컫는다.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는 대도시 서울엔 도심이 3곳에 있다. 서울 도심, 여의도·영등포, 강남이다.

서울 도심은 광화문 일대를 가리킨다. 조선시대 궁궐과 청와대 등이 있다. 이에 역사 문화를 기반으로 한 국제 문화교류 중심지로 키우는 게 목표다. 경복궁~광화문광장~서울역~용산 일대로 이어지는 공간을 국가 중심공간으로 관리할 계획이기도 하다. 오래된 건물을 쾌적한 업무·주거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사업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금융·증권기업이 몰려 있는 여의도·영등포 도심은 국제 디지털금융 중심지가 콘셉트다. 한강을 중심으로 접근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유람선 선착장 서울항을 만드는 게 대표적이다.

정보기술(IT)기업이 즐비한 강남 도심은 국제 업무 중심지로 불린다. 테헤란로 주변을 재정비해 업무 기능을 계속 강화할 방침이다. 경부간선도로 지하화로 얻게 될 지상 공간에도 업무·문화 거점을 만들 생각이다.

용산·왕십리·잠실 등…7개 광역

서울은 크게 5개 권역(동북·서북·서남·동남·도심권)으로 나뉘기도 한다. 2040 서울플랜에선 각 권역 거점을 1~2곳 정해 '광역 중심'으로 정해뒀다. 용산, 청량리·왕십리, 창동·상계, 상암·수색, 마곡, 가산·대림, 잠실이 그 대상이다. 이 7개 지역이 3개 도심 다음으로 위계가 높다.

용산은 광화문, 여의도, 강남이라는 세 도심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약 50만㎡ 규모의 용산정비창 땅이 비어 있기도 하다. 현재 이곳을 국제업무지구로 육성해 글로벌·다국적 기업을 유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북권에선 청량리·왕십리와 창동·상계 일대가 광역 중심 위상을 갖고 있다. 청량리·왕십리 일대는 숱한 지하철 노선이 지나는 만큼 철도 물류의 거점으로 육성한다. 창동·상계는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바이오·의료·문화 산업을 키울 계획이다. 서북권에선 상암·수색 일대가 디지털 미디어 산업 기반으로 여겨진다. 마곡과 가산·대림 일대는 서남권 광역 중심인데 두 지역 모두 산업 기반이 탄탄한 게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동남권에선 잠실이 광역 중심으로 정해져 있다. 잠실운동장 일대에 국제적 관광, 쇼핑, 전시·컨벤션(MICE) 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2040 서울플랜에는 "7개 광역 중심이 효율적으로 교통이 연결되고 일자리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도시 계획적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한강이나 지천과 인접한 곳이 많기 때문에 수변 명소로 조성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도심항공교통(UAM)이나 자율주행 등 미래 교통수단의 환승 체계를 7개 광역 중심에 확충할 가능성이 크다.

동대문·성수·신촌 등…12개 지역

광역 중심 다음으로는 '지역 중심'이 12곳에 걸쳐 있다. 동대문, 성수, 망우, 미아, 연신내·불광, 신촌, 마포·공덕, 목동, 봉천, 사당·이수, 수서·문정, 천호·길동이 그 주인공이다. 주로 상업·문화·생활 서비스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 지역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는 곳들이다.

가령 도심권의 동대문은 여전히 패션산업의 성지로 꼽힌다. 앞으로도 패션과 관광, 문화 산업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동북권의 성수 일대는 최근 스타트업과 IT기업이 몰리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북권의 신촌도 마찬가지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대학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서울시는 이에 이곳을 대학 자원을 기반으로 한 창조산업의 거점으로 키울 생각이다. 서남권의 목동은 대표적인 교육 중심지다. 아울러 사당·이수는 수도권 남부 지역의 관문 도시로서 자리하고 있다. 동남권의 수서·문정은 로봇과 IT산업이 특화된 첨단 업무 단지로 육성한다.

'급지'에 따라 다른 고밀화 유도

2040 서울플랜에 3개 도심, 7개 광역 중심, 12개 지역 중심이란 체계만 나와 있는 건 아니다. 나머지 지역도 지구 중심이나 비중심지로 정해져 있다. 지구 중심은 자치구 안의 생활권 중심지를 뜻한다. 주로 주민의 일상생활 편의를 지원하는 공간이다. 이에 생활기반시설(SOC)을 공급해야 할 땐 지구 중심에 주로 넣곤 한다.

다만 중심지에 비해 개발할 때 정책적 지원이 덜한 편이다. 시는 급지에 따라 고밀 개발을 다르게 유도하고 있다. 급지가 높을수록 용도지역과 용적률 인센티브를 대폭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지난 3월 역세권 노후 아파트가 재건축을 진행하면 용도지역을 최대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준다고 발표했다. 결국 급이 높을수록 종 상향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부동산 이기자'는 도시와 부동산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주는 기사다. 어려운 용어 때문에 생긴 진입 장벽을 한번 '이겨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매일경제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