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9 (목)

이슈 연금과 보험

"사람보다 낫네"…퇴직연금 '로봇'에 맡겼더니 수익률 '껑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주요 펀드 최근 1년 수익률/그래픽=윤선정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RA)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퇴직연금도 RA에 일임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관심을 방영하듯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다수 참여한다. 실제 지난 1년간 RA가 운영한 펀드 수익률도 사람(펀드매니저) 보다 앞서는 결과가 나온다. 타 금융업권 대비 높은 수익률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는 금융투자업계의 경쟁력이 날개를 달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이르면 이달말부터 퇴직연금 RA 일임서비스를 실시한다.

퇴직연금 RA 일임서비스는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규제샌드박스 혁신서비스로 증권사들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KB증권,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참여한다.

RA가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자 성향별 맞춤 포트폴리오를 자동 생성하고, 그에따라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을 일임해 운용하게 된다. 현행법상 IRP 운용방법 선정은 가입자가 해야 한다. 가입자와 계약한 투자일임업자가 적립금 운용방법을 선정할 수 있게 규제 특례가 이번에 부여된 것이다.

RA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AI로봇이 개인투자성향에 맞게 자산을 운용해 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주로 해외혼합형(해외주식 및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에 RA가 적용된 경우가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데이터를 보면 지난 7일을 기준으로 1년간 RA 펀드 운용 수익률은 16.35%다. 같은 기간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해외혼합형 펀드 1년 수익률은 14.11%였다. 2%P(포인트) 이상 RA 수익률이 높았다.

국내에 RA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던 지난 2017년경만 해도 수익률이 4%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당시 시장평균과도 동떨어진 결과였다. 이와 비교하면 최근의 성과는 장족의 발전이라는 평가다.

금융당국이 퇴직연금에 RA를 적용하는 이유도 수익률을 높여 근로자 노후 소득재원을 확충하는데 있다. 퇴직연금 RA 적용이 활성화될 경우 금융투자업계가 다른 금융업권과 경쟁하고 있는 퇴직연금 현물이전경쟁 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퇴직연금 현물이전은 기존 포트폴리오를 현금화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금융사 계좌로 옮길 수 있는 제도다. 지난해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382조원 중 은행이 약 200조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87조원 적립금을 가진 금투업계가 수익률을 앞세워 고객 유치 영입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4.87%, 증권업계는 7.11%를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1분기 서비스가 시작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경쟁력 있는 상품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