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시민들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예루살렘/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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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전쟁의 전후 계획을 두고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7개월을 넘어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국면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또 하나의 장면으로 여겨진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각)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가자전쟁 전후 구상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민간 또는 군사통치를 할 계획이 없으며, 하마스 대신 통치 대안을 마련할 것을 결정하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가자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내각에서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군사적 장악은) 막대한 경제적 대가뿐만 아니라 희생자와 유혈 사태”를 이끌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란트 장관의 이런 공개 발언은 이스라엘군 지도부 내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이 커진 것을 보여준다고 영국 가디언은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 장관의 기자회견 직후 영상 메시지를 내어 “하마스탄(하마스가 통치하는 땅을 의미)을 파타스탄(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주도하는 파타당이 통치하는 땅)으로 대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반발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 장관이 문제 삼은 이스라엘의 군사통치 방안 등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내각에서도 내분이 이어졌다. 갈란트 장관 기자회견 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슐로모 카히르 통신부 장관 등은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방장관을 교체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반면 전시내각 소속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갈란트 장관을 지지하며 “그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은 지도자의 책무”라고 맞섰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만약 하마스가 가자에 남아있다면 어떤 전후 통치 논의도 의미가 없다며 하마스 축출이 먼저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가자를 군사적으로 통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두려움 때문에 어떤 주체도 가자 민간 통치를 맡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마스는 이런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반격하고 나서며 전후 구상을 놓고 양쪽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하마스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스라엘에 의해 팔레스타인 민족이 강제 추방당한 것을 기억하는 ‘나크바의 날’ 76주년 기념 연설에서 “하마스는 여기에 있을 것”이라며 “가자에서 전후 통치를 결정하는 당사자는 하마스와 모든 정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휴전 협상과 관련해서도 “어떤 합의라도 영구적 종전, (이스라엘군의) 전면 철군, 실질적인 수감자교환, 이재민 귀환, 재건, 봉쇄 해제를 보장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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