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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횃불 계속 들고 가라” 첼로 거장 야노스 슈타커 제자들 추모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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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원 제안으로 한자리에
7월 롯데콘서트홀·산토리홀


매일경제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을 기획한 양국의 대표 첼리스트, 일본의 츠요시 츠츠미 산토리홀 대표와 양성원 연세대 교수(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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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류의 유산을 대표하는 예술가라는 점을 잊지 말아라.”

한국을 대표하는 첼리스트 양성원 연세대 교수(57)는 그의 스승이자 20세기 최정상 첼리스트였던 야노스 슈타커의 가르침을 이렇게 되새긴다. 슈타커 선생은 그에게 ‘횃불을 계속 들고 가라’(Keep carrying the torch)라는 인사말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까지 잊지 못하는 ‘디딤돌’이란다. 양 교수는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후대를 위해 길을 밝혀야 하는 책임을 의미하는 말씀”이라고 회고했다.

그런 가르침을 실천하는 특별한 무대가 한국과 일본에서 마련된다. 올해 7월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페스티벌이 롯데문화재단과 일본첼로협회, 산토리홀 공동 기획·후원으로 열린다. 3~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5~7일 일본 산토리홀에서 이어진다. 슈타커 선생의 제자인 첼리스트 양 교수와 일본의 츠요시 츠츠미 산토리홀 대표(82)가 공동 예술감독을 맡았다. 양 교수가 2년 전 먼저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시작된 기획이다. 양 교수와 츠요시 대표는 각각 1980년대, 1960대에 슈타커를 사사했지만, 이후 세계 무대를 누비며 음악가로서 우정을 쌓아왔다.

슈타커는 헝가리 출신 첼리스트로, 1998년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으로 그래미상을 받았다. 이밖에도 ‘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 등은 여전히 최고의 명반으로 꼽힌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시카고 심포니 등에서 첼로 수석으로 활동했고, 인디애나 음대에서 수많은 첼리스트를 길러냈다. 1967년 첫 내한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8차례 내한 공연을 연 바 있다.

츠요시 대표는 1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특히 “슈타커 선생께서 ‘나중에 한국의 음악 미래도 돌보라’는 예언 같은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시아 학생들의 열심히 연습하고 헌신적인 면에서 강한 인상을 받으신 것 같다”며 “한국이 아직 전 세계에서 큰 주목을 받지 않았을 때도 한국 학생들을 칭찬하면서 문화적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직감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첼리스트들이 스승을 위한 기념 공연에 모인다. 마크 코소워 밤베르크 심포니 수석, 마르티나 슈칸 취리히 음대 교수 등이다. 양 교수와 츠요시 대표는 “같은 스승에게서 배웠지만 각각의 연주는 너무나 다르다”며 “슈타커 선생이 개개인의 장단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제자가 자신을 능가해 음악적 이상을 추구하도록 가르쳐주신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각각 무반주 첼로 독주, 앙상블, 오케스트라 협주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4일엔 ‘슈타커 3세대’의 연주가 예정돼 뜻깊다. 슈타커를 사사한 게리 호프만에게서 배운 일본의 차세대 미치아키 우에노가 ‘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연주한다. 이 곡은 6일 산토리홀에선 한일 교류의 의미를 담아 우리나라 첼리스트 한재민이 공연한다. 한재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로도 활동한 츠요시 대표를 사사한 바 있다. 또 양성원, 이재은, 이현정 등 슈타커 제자들로 구성된 ‘슈타커 센테니얼 앙상블’의 첼로 연주도 만날 수 있다. 5일 마지막 무대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지휘자 이승원, 게리 호프만, 양성원, 산티아코 카뇬-발렌시아가 첼로 협주곡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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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을 기획한 양국의 대표 첼리스트, 일본의 츠요시 츠츠미 산토리홀 대표와 양성원 연세대 교수(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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