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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서울중앙지검 지휘부 대폭 물갈이 … 김여사 수사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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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창수 전주지검장(사법연수원 30기)이 임명됐다. 법무부는 13일 대검검사급 검사 39명에 대한 신규 보임(12명) 및 전보(27명) 인사를 16일자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법무부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29기)을 부산고검 검사장으로 발령하고 대신 이창수 전주지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서울중앙지검 1~4차장 검사도 전원 이동했다.

이번 인사로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수사의 총책임자였다. 올 초 김 여사 수사 문제로 용산 대통령실과 서울중앙지검이 불협화음을 빚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난 2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 사건을 "신속히 수사하라"고 지시하면서 최근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었다. 이번 인사로 수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업무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차장검사 진용도 후속 인사를 통해 새로 짜야 한다. 담당 부장검사들까지 교체되면 수사 실무 차원의 지연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과 근무 인연이 깊어 검찰 내에서 '친윤'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낼 때 대검찰청 대변인이었던 이창수 검사가 전주지검장으로 부임한 뒤 문재인 전 대통령 주변 수사가 속도를 냈다"며 "수사 배후에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정치적 사건은 수장 지시에 따라 수사 속도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면서 "대통령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 수장으로 온 만큼 김 여사 수사에도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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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경우 검찰은 202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기소하면서 김 여사에 대해서는 한 차례 서면 조사만 했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권 전 회장에 대해 1심에서 유죄를 선고했고, 현재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권 전 회장의 항소심 선고 이후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가 일단 김 여사를 소환해 도이치모터스와 명품백 사건을 한 번에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과 의논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용산 대통령실과 이원석 검찰총장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노출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지난 1월 법무부가 "송경호 지검장을 교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자 이 총장이 이를 막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번 인사는 이 총장이 강원도 영월지청에 현장 방문을 가 있는 사이 단행됐다.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반부패 쪽을 제외한 대검 참모들도 대대적으로 교체돼 9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 총장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검 기획조정부장에는 전무곤 성남지청장(31기), 마약·조직범죄부장에 노만석 제주지검장(29기), 형사부장에 이진수 서울북부지검장(29기), 공판송무부장에 정희도 안산지청장(31기), 과학수사부장에 허정 고양지청장(31기)이 각각 임명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연루설이 제기되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장에는 공안통으로 꼽히는 김유철 서울남부지검장(29기)이 임명됐다. 금융 범죄 중점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장에는 신응석 대구지검장(28기)이 임명됐다.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송강 인천지검장(29기)이 임명됐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변필건 수원고검 차장검사(30기)가 맡게 됐다. 권순정 현 법무부 검찰국장 겸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29기)는 수원고검장으로 이동했다.

[이승윤 기자 / 강영운 기자 / 박민기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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