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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마이바흐마저 9천만원 눈물의 할인”...수입차 세일경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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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성장
“재고 쌓아두느니 싸게 팔자”
벤츠-BMW 1위 경쟁 더 치열


매일경제

마이바흐 S 680 4매틱. [사진 = 벤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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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판매가 지속 둔화하면서 업계에서 앞다퉈 할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는 일부 차종에 대해 20% 넘는 파격 할인까지 내걸며 수입차 1위 경쟁도 가열됐다. 수입차 업계는 고금리 여파로 수입차 소비가 확 줄어든 분위기 속에서 강달러 여파로 해외 본사에서 차를 수입해 들여오는 데 따른 비용 부담까지 늘어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13일 신차 구매 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이달 벤츠와 BMW가 신차 10종을 20% 이상 할인 판매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기업은 할인 정책을 전적으로 딜러사 재량에 맡기고 있다.

작년 같은 시기에 수입차 업계를 통틀어 할인율 20% 이상의 신차가 아우디 1종이었던 반면, 이번 달은 총 10종의 고급 수입차가 대규모 ‘눈물의 세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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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1·2위인 두 기업이 20% 넘는 할인을 제시한 것은 드문 일이다.

전통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유지를 위해 할인에 비교적 보수적이었던 메르세데스 벤츠의 큰 폭 할인이 우선 눈에 띈다. 메르세데스-벤츠 최상위 브랜드인 마이바흐까지 할인 대열에 동참했다. 이 차의 출고가(2023년식)는 3억 7500만원이다.

찻값이 초고가인 만큼 할인되는 가격도 상당하다. 마이바흐 S 680 4매틱(MATIC)은 출고가보다 약 9000만원을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은 벤츠 마이바흐가 중국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나라다.

전기차에 할인이 집중되고 있다. 겟차와 딜러사에 따르면 벤츠 중형 전기차 EQE 시리즈 일부 차종은 최대 24%, 대형 전기차 EQS는 최대 21% 할인해 판매되고 있다.

가격이 비싸 정부 전기차 지원 보조금을 거의 받을 수 없는 벤츠의 고급 전기차를 자체적으로 할인해 판매량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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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80 4MATIC 오뜨 부아튀르 에디션. [사진 = 벤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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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벤츠를 꺾고 수입차 1위 자리를 탈환한 BMW의 할인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BMW 성능 XM3 시리즈 일부 차종은 이번 달 최대 22% 할인해 출고가보다 2800만원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아우디도 인기 차종인 준대형 세단 A6에 대해 17%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전기차 이트론 일부 차는 20%까지 가격을 내렸다.

수입차가 대규모 할인에 나선 건 우울한 시장 상황 때문이다.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연초에 불어 닥친 한파의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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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월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판매량)는 7만6143대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8% 감소했다.

해마다 신기록을 세웠던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이처럼 뒷걸음질한 이유는 올해 1~2월 판매 실적이 1년 전보다 22.5% 급감했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에서 격화하고 있는 프로모션 경쟁에 힘입어 지난 3월 들어 월별 판매량이 작년 같은 달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누적 판매량의 역성장 기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로는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전시장을 찾는 고객이 작년 하반기부터 줄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확연히 줄었다. 주문대기 물량 마저 감소하고 있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급 국산차가 수입차 소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도 수입차 업계에는 뼈아픈 대목이다.

올해 1~4월 국산·수입 승용차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줄어든 상황에서도 제네시스는 4만5554대가 판매되며 6%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에서 신규 모델 출시가 뜸해진 사이 제네시스는 신모델과 상품성 개선 모델을 앞세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를 놓고도 국내 수입차 업계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취득가액이 8000만원 이상인 승용차를 법인 명의로 등록하면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법인차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10대 중 4대는 법인 명의로 등록됐는데, 평균 판매가격이 높은 브랜드일수록 이 비중은 더 높다. 지난해 포르쉐의 법인 등록 비중은 61%, 메르세데스-벤츠는 53% 등으로 집계됐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피하기 위해 올해 초에 인도받을 차량을 작년 말에 앞당겨 받는 사례가 많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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