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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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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팬덤’ 총선 전보다 3배↑…“당심·민심 모두 韓에 우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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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尹 여론에 韓 ‘반사이익’?

세계일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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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재등판설이 점화되고 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지지층과 당원들의 지지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전 위원장 팬덤은 총선 전보다 오히려 3배 이상으로 늘며 탄탄한 지지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한 전 위원장의 '정중동' 행보가 연일 회자되며 존재감이 부각, 당권주자와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여권 인사들의 견제도 뒤따르는 모양새다.

◆한동훈, 전당대회 출마 의사 밝힌 적 없지만…팬들의 뜨거운 관심

뉴시스가 11일 여론조사 전문 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28%,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6%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3.1%p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가 더욱 압도적이다. 전체 응답자 중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후보별 적합도를 분석한 결과, 한 전 위원장이 48%를 기록했다.

뉴스1에 따르면 총선 패배 후 칩거에 들어갔던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여권 인사들과 대면 접촉하면서 사실상 물밑 행보를 재개했단 분석을 낳았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했고, 지난 3일엔 비서실장이었던 김형동 의원, 사무처 당직자 20여명과 저녁을 함께했다. 반면 19일 대통령실의 오찬 초청은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하며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한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지만 그의 행보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에서 골전도 이어폰을 낀 채 책을 보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그가 착용한 의상이나 신발 등도 화제가 되면 판매량이 껑충 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원 수 5만명을 돌파하며 규모를 키워나가는 한 전 위원장의 팬덤은 당원 가입 독려 캠페인을 벌이는 등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대비하고 있다. 네이버 팬카페 '위드후니'는 총선 전 1만8000여명이었던 회원 수가 이날까지 5만8000여명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팬카페 위드후니에는 "위원장님을 지켜드리려면 우선 책임당원이 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게시글이 '필독' 글로 게시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해서 책임당원이 돼야 당대표 등을 뽑는 전당대회 선거권이 생긴다.

◆“韓, 총선 국면에서 바꿀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분위기도 감지

위드후니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총선 책임론 및 여권 내 대선주자들의 견제에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 시작된 총선백서 TF의 패인 분석 설문조사에 한 전 위원장이 선거 운동 당시 내세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나 한동훈 원톱 선대위 체제의 실효성을 묻는 말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지지자들은 "한동훈 책임론으로 몰아가려는 의도적인 작태"라는 비판글을 잇따라 올렸다.

당내에선 대중적 인지도도 있고 팬덤을 갖춘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뛰어들면 당심과 민심 모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108석이라는 총선 참패 결과에 비해 당 안팎에선 한동훈 책임론이 옅은 상태였다. 이번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이 용산발 리스크로 꼽히면서 "한동훈이 총선 국면에서 바꿀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최근 영수회담 추진 과정에서 비선 라인을 통해 '총리 추천 제안설'이 있었다는 보도 이후 당원들의 분노는 윤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있다. 당원 게시판에는 '충격이다. (윤 대통령은) 진짜 보수 궤멸자다. 지금 탈당하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총선 국면에서 대통령실과 갈등을 노출한 한 전 위원장에 대해선 "한동훈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한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뉴스1에 "전당대회 룰을 현행 당원투표 100%로 하든,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30~50%로 늘리든 한 전 위원장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영수회담 후일담에 대한 보도 이후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짐과 동시에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옹호글도 속출하지 않았냐. 당심이 한동훈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전면 등장시 총선 패배 책임론 더욱 강하게 불 것” 반론도 적지않아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일 TV조선 '강펀치'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586 심판론이나 운동권 심판론을 하게 되면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는 것 같지만 스스로 심판론의 프레임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라며 "정권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는 것은 사실은 피했어야 되는 전략이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여러 차례 날을 세웠다. 홍 시장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한동훈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지난 윤석열 후보와 경선 때 저질렀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함"이라며 "당시 민심에선 10% 이상 앞섰으나 당심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후보 자리를 내줬던 것인데 또다시 갑툭튀가 나타나 혼란스럽게 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내가 받을 오해와 상처는 감안하고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또 "그뿐만 아니라 한동훈이 문재인 지시로 우리를 궤멸시킨 국정농단 사건의 참상을 나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며 "그때 나는 야당 대표를 하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부득이하게 받아들여 모시고 있지만 한동훈은 용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9일 채널A '정치시그널'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이라면서도 "선거에서 패배하면 일단 2선으로 물러나고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맞는 문법"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8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분"이라며 "다시 나온다? 그럼 차라리 그만두지 말았어야 했다. 나올 가능성은 제로라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당초 6월 말~7월 초로 예상됐던 전당대회 시기가 한 달여 늦춰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한 전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전당대회가 8월 이후로 미뤄질 경우 출마를 고민할 시간이 더 생기는 데다,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도 옅어질 수 있을 거란 주장이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은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면에 나설 경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더욱 강하게 불 것이라는 반론도 거세 아직 단정은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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