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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또대명?" 연임 반대 의견에 "수박" 테러, 친명은 '나는 찬성'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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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항마로 李 말고 누가 있나' 현실론
친명 의원 연임 반대했다 '수박' 테러
정청래·장경태 "나는 찬성" 인증샷도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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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님께는 가혹하고 힘들겠지만,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불가결입니다."
친이재명(친명)계 장경태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연임'이 상수로 굳어진 가운데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 중심으로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을 촉구하는 공개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친명계인 김용민 의원이 '대권 준비 필요성'을 이유로 연임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가 강성 당원들로부터 문자 테러를 당하는 등 '이재명 연임'은 이제 불가침의 성역이 돼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강경 여론이 이 대표 '결심'에 오히려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 친명계와 강성 당원들 사이에서 이재명 연임은 '대체불가 상수'로 굳어진 지 오래다. 윤석열 정권 폭주를 견제할 정치적 대항마로 이재명만 한 리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명분이다. 여기에 윤 정권의 실정을 몰아세우는 과정에서 차곡차곡 쌓은 가시적 민생 성과를 대권플랜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실리적 이유도 거론된다. 친명계 지도부 의원은 "이재명 연임은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해야 해서'가 아니라 '할 수밖에 없으니까' 하는 것"이라고 당위론을 내세웠다.

문제는 연임에서 불거지는 '이재명 피로감'이다. 아직 3년이나 남은, 먼 길을 가야 하는 대권가도에서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의 최종 목표는 당대표가 아닌 대통령"이라며 "지금은 기본소득 등 이 대표가 준비해온 시대적 화두를 크게 던지며 대권플랜을 담금질할 시간"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는 당대표직을 내려놓을 때 존재감을 더 발휘할 수 있다는 의견과도 연결이 된다. 일상적인 당무에 시간을 소요하기보다는 "유튜브와 전국 강연 등을 통해 민심과 직접 소통"하고 "윤 정권을 향한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는 게 더 유용하지 않겠냐"(이 대표 측 인사)는 것이다.

이재명 연임 반대 45%, 찬성 44%
지지층은 83% 압도적 찬성에도
무당층 25% 찬성, 반대 47% 괴리

한국일보

2022년 6월 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입구에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보내온 화환들이 놓여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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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연임을 향한 민심도 체크 사안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가 최근 이 대표의 연임 찬반을 조사한 결과 반대 의견이 45%를 차지, 찬성(44%)보다 앞섰다. 찬성이 83%에 달하는 민주당 지지자들과는 온도차가 매우 크다. 특히 무당층에서는 이 대표 연임 찬성은 25%에 그친 반면, 반대는 47%였다.

야권 관계자는 "총선 이후 친명당으로 재편된 구조에서 이 대표가 연임까지 하면 독식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직(1995~2000년)을 연달아 맡은 적 이외에 전례도 없다.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대표직을 활용한다는 세간의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 연임'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은 당내에서 배척당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장 원내정책수석부대표를 맡은 김용민 의원은 최근 이 대표 연임을 반대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가 문자 테러를 당했다. 이 대표 지지 커뮤니티에서 '좌표'가 찍힌 뒤 강성 당원들로부터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비이재명계를 비판하는 멸칭)이란 비판을 받은 것이다. 이후 정청래 최고의원과 장경태 최고위원은 "나는 연임에 대찬성한다", "연임은 필수불가결"이란 글을 SNS에 올리는 등 강성 당원들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최근까지 연임 관련해 당 안팎의 인사들에게 폭넓게 조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은 "이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에 어떤 선택이 더 도움이 되는지 여러 의견을 경청하는 상황이고 결국 선택은 이 대표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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