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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수박 색출'에 보란듯이…김성환 "나는 우원식에 투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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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당심 누구보다 잘 실천할 사람"
'수박 색출'에도 소신, 체포안 '부결' 릴레이와 대비
한국일보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2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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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색출 작업'과 '무더기 탈당' 등 더불어민주당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친이재명(친명)계 김성환 의원이 공개적으로 "우원식 의원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무기명 투표의 선택을 공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지난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부결 인증' 릴레이를 하던 때와도 그 배경과 의도가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김 의원 '커밍 아웃'은 경선 투표에 대한 첫 입장 공개라는 점에서 일단 주목을 받는다. 경선에서는 '언더독'이던 우 의원이 추미애 당선자를 꺾고 최종 낙점을 받았다. 이후 추 의원을 지지했던 강성 당원들 중심으로 "우 의원을 찍은 사람은 수박"이라는 반발이 커져갔고, 실제 1만 명 이상의 당원이 탈당 신청하는 등 진통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의원이 강한 반발을 감수한 채 우 의원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것이다.

게다가 김 의원은 이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맡고, 선거 기간 인재영입위원회 간사를 맡는 등 대표적 친명 인사로 꼽힌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당원 비판에도 앞장서 소신을 밝힌 것이다.

강성 당원들의 ‘수박 색출’ 작업이 벌어졌던 지난해 9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에는 당원들의 요구에 의원들이 연이어 ‘부결’ 사실을 밝혔고, 당원 단체 대화방에 자신의 투표용지를 공개한 의원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한' 공개였다는 점에서 김 의원과는 차이가 있다.

결국 김 의원의 발언은 '수박 색출' 작업에 대한 반감으로 평가된다. 당내에선 우 의원과 가까운 김 의원을 상대로도 강성 당원들의 압박이 꽤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 의원과 김 의원은 같은 연세대 운동권 출신으로, 인접한 지역구(노원갑, 노원을)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의원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 의원을 찍은 사람은 한명도 안 나타난다. 비겁하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일부 우 의원에게 투표한 사람을 '수박'으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있어, '그렇지 않다. 개혁적이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히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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