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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반이민' 伊정부, NGO 지중해 정찰기 남부 공항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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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독일 NGO '씨 워치'가 운영하는 지중해 정찰 비행기 '씨버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국제 비정부기구(NGO)의 지중해 이주민 구조 활동에 반감을 드러내 온 이탈리아 정부가 NGO가 운영하는 정찰 비행기의 남부 공항 이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로이터, AP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항공청(ENAC)은 8일(현지시간) NGO 정찰기가 더 이상 시칠리아, 판텔레리아, 람페두사 공항을 이용할 수 없다며 이를 어기면 벌금을 물리거나 압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GO 정찰기는 정기적으로 지중해를 비행하며 조난한 이주민 보트를 찾아 구조대원에게 정확한 위치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탈리아 당국이 남부 공항 이용을 금지하면 정찰 활동은 어려워질 수 있다.

ENAC가 금지한 세 공항은 모두 아프리카 이주민의 유입 경로와 가까운 곳에 있다.

ENAC는 NGO 정찰기가 공식 구조활동에 부담을 주고 이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댔지만, 독일 NGO '씨 워치'는 엑스(X·옛 트위터)에 국제법 위반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씨 워치'는 "정치적 선전을 위해 NGO를 범죄화하려는 사람들의 비겁하고 냉소적인 행위"라며 "우리는 조난한 이주민을 돕기 위해 하늘로 계속 날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라비오 디 자코모 국제이주기구(IOM) 대변인은 "이탈리아의 결정이 인명 구조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 시행 여부를 파악한 뒤에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10월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NGO의 지중해 구조 활동이 아프리카·중동 이주민들의 위험한 항해를 부추긴다고 주장해왔다.

현실적으로 NGO의 지중해 구조 활동을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이탈리아 정부는 NGO의 구조 활동을 제약할 수 있는 우회로를 택해 NGO가 운영하는 구조선의 구조 활동 횟수를 1회로 제한했고, 이주민 구조 후 지체 없이 지정된 항구로 향해야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효과를 발휘해 지중해를 건너다 안타깝게 숨지는 이주민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내무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이탈리아에 도착한 보트 이주민은 1만7천66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4천739명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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