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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Invest&Law]금감원, '뻥튀기 상장' 자료 검토 매진…수사 범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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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압색·파두 내부 자료 대조 작업 매진

금감원 수사 후 남부지검 송치 예정

수사 범위 주목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팹리스) 파두의 ‘뻥튀기 상장’ 의혹과 관련해 SK하이닉스 내부 자료를 확보해 검토하기 시작했다. 수사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에 업계와 법조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경제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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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과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얻은 자료와 파두의 내부 자료를 대조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파두의 매출 추정 과정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파두의 최대 매출처로, 파두는 SK하이닉스와의 거래량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 연간 추정 매출액을 1202억원으로 계산해서 코스닥 상장 절차 때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에 기재했다. 금융당국은 이 매출액이 부진한 실적을 감추고 부풀려져 나온 액수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현재는 금감원이 앞장서서 수사하고 있다. 이후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혐의사실이 분명하다고 판단되면 기소 의견을 단다.

파두의 ‘뻥튀기 상장’ 의혹은 파두가 코스닥 상장 준비과정에서 연간 추정 매출액을 높은 금액으로 신고하고 ‘기술특례’로 상장 후 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제기됐다. 그 격차가 너무 커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파두가 IPO 절차가 한창이던 2분기 매출액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자 의도적으로 감춘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있다. 파두는 지난해 8월 상장을 준비할 땐 연간 추정 매출액을 1202억원으로 기재했지만 상장 후엔 매출 실적을 2분기(4∼6월) 5900만원, 3분기(7∼9월) 3억2000만원으로 각각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 3월 파두를 압수수색한 지 한 달 만에 SK하이닉스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SK하이닉스 압수수색을 "객관적 자료 수집을 위한 참고인 성격의 조사"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여러 인적, 물적 사정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두 공동대표들은 SK그룹과 인연이 적지 않다. 이지효 대표는 SK그룹과 자주 일한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이고 남이현 대표는 SK텔레콤 융합기술원 반도체 연구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인포섹은 2020년 12월 파두의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해 112.5만주를 획득했다. 앞서 SK인포섹은 2016년과 2017년 파두가 발행한 CB 30억원에 벤처캐피털과 공동투자했다. 이후 만기가 돌아오자 상환받지 않고 주식으로 받은 것이었다.

이달 중순부터 금감원 특사경이 사건 규명을 위해 수사 인력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금감원 특사경이 올해 몸집을 키운 후 사실상 처음으로 나선 대형 사건이어서 의욕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1월 정기인사에서 특사경 정원을 기본 26명에서 46명으로 늘렸다. 기존 수사1팀과 수사2팀 체제에 신속수사반과 디지털포렌식반도 신설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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