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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英 식당·쇼핑몰·회사 건물에 성 중립 화장실 확산 막는다[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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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단체 "트랜스젠더 안전 느끼는 환경 찾기 어려워질 것" 우려

정부 "사생활 보호·존엄성 보장 차원"…올해 말 법안 시행

뉴스1

영국 런던에서 케미 바데노크 여성·평등부 장관이 토론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24.01.28/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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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정부가 성별과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치했던
'성 중립 화장실'을 생물학적 성별에 맞춰 다시 분리하는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미 바데노크 여성·평등부 장관은 사생활 보호와 존엄성 보장 측면에 초첨을 맞춰 비주거용 건물에 더 이상 성 중립 화장실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6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에서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새로운 법안에 따라 일반 식당과 공중화장실·쇼핑몰·회사 등에서 남성과 여성 화장실을 분리해서 설치한다.

영국에서 최근 많은 화장실이 성별에 상관없이 칸막이와 세면대를 공유하는 성 중립 시설로 전환되면서 여성·노인·장애인들이 '불공평하게 불이익(unfairly disadvantaged)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영국 정부는 강조했다.

이에 트랜스젠더 인권 단체들은 트랜스젠더 여성과 남성들을 차별로부터 보호하려면 성 중립 화장실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나눠진 화장실만 있는 경우 트랜스젠더 남성 또는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화장실을 사용할 때 난처한 상황이나 혼란을 겪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트랜스젠더들이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거나 존중받을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몇 주 이내로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고 바로 통과될 경우 올해 말부터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건축 규정이 변경되면 비주거용 건물은 남녀 공용 화장실과 밀폐형 성 중립 화장실 설치를 분리해야 한다.

화장실을 분리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만 남녀 화장실 대신 성 중립 화장실을 설치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성 중립 화장실이 이용자들의 줄 대기 시간을 늘리고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도 우려되는 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케미 바데노크 여성 평등부 장관은 "이번에 변경되는 규정은 성 중립 화장실과 남녀 화장실을 분리해 설계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남성과 여성 모두의 사생활 보호와 존엄성을 부정하는 성 중립 화장실 공간의 증가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련 법안은 대규모 보수 공사가 진행되는 건물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요양원, 구치소, 학교 등은 예외 대상으로 정해졌다.

지난달 영국 정부는 잉글랜드에서 트랜스젠더 환자가 1인 병실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권한과 일반 환자들이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구분된 병동에서 치료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NHS(국민보건서비스) 규정 변경안을 발표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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