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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저고위·기재부 협의 난항…저출산 대책 5월 발표도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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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예산 협의 지연…기재부 "저출산 대책, 저고위 아닌 기재부로 제출하라"

이투데이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초고령사회 고용·일자리 세대공존을 위한 전략 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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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 발표 예정인 저출산 대책을 놓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와 기획재정부 간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저출산 대책 발표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6일 복수의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최근 각 부처에 저출산 관련 정책과제를 저고위가 아닌 비상경제 장관회의 안건으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저고위 요청에 따라 각 부처가 발굴한 저출산 관련 과제들을 기재부가 먼저 검토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 사회부처 관계자는 “내년 사업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재부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저고위와 기재부 간 관계는 최근 다소 불편해졌다. 법률상 집행권과 예산권이 없는 저고위가 위상 강화 논의와 맞물려 적극적으로 기재부에 예산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기재부와 마찰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부처별 저출산 관련 과제들을 기재부가 직접 취합해 검토하게 되면 저고위와 기재부가 저출산 대책 관련 세제·예산을 협의해야 할 필요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기재부의 사전 검토가 끝난 과제들만 저고위가 넘겨받게 돼서다.

애초 저고위는 3월 저출산 대책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기재부와의 세제·예산 협의가 지연되면서 4월로 일정을 미뤘다. 이후 4월 발표도 무산됐다. 저고위 관계자는 “조만간 저출산 대책을 발표한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지만, 기재부와 협의에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처 간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고위는 일반 국민으로부터 과제를 발굴하는 ‘저인망식’ 전략을 펴고 있다. 3월 경제단체 민·관 협의체를 출범하고 정책수요자 자문단을 구성한 데 이어 지난달부턴 현장방문과 포럼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위원회에 인구정책평가센터도 신설했다. 현재는 ‘국민과 함께 만드는 저출산 정책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다만, 저고위가 직접 발굴한 과제들을 추진하는 데도 기재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통상 기재부는 7월 말 세법 개정안, 8월 말 이듬해 예산안을 발표한다. 8월 이후에는 저출산 대책이 마련되더라 세제·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내년 추진이 불가하다. 현실적으로 다음 달 말까지 저출산 대책이 확정되지 않으면 발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투데이/세종=김지영 기자 (jy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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