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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생활 속 법률 - 상속] 유류분이 위헌이라는데, 유류분 제도 없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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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부광득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유류분 제도는 법정상속인 중 일정한 범위에 있는 사람에게 법정상속분 일부에 해당하는 상속을 보장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장남에게 모든 재산을 주었더라도, 다른 자녀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장남에게 자신들의 유류분을 달라고 할 수 있다.

유류분 제도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공평한 상속과 가족생활 안정 등을 위해 도입됐지만, 피상속인의 재산처분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비판과 위헌성 논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동안 유류분 제도에 대한 수십 건에 이르는 위헌제청과 헌법소원이 있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제 유류분 제도가 없어지는 것인지 필자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현재의 결정 이후 유류분 사건이 별로 줄어들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유류분 분쟁이 더 복잡해지고 다툼이 심해질 수도 있을 듯하다.

이번 헌재 결정의 주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이제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게 됐다. 민법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뿐만 아니라 형제자매까지 유류분 권리자로 규정하고 있었다. 헌재는 이번에 형제자매까지 유류분권을 인정하고 있는 민법 조항은 위헌이라고 봤다. 필자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형제자매는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게 됐지만, 실제 기존 유류분 분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는 피상속인에게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도 없는 경우다.

가령 피상속인의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고 결혼을 하지 않아 배우자와 자녀도 없는데, 재산을 전부 공익단체에 상속한 경우 피상속인의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었다. 그간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청구하는 사건은 드물지만 있기는 했다.

결혼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이니 만일 형제자매에게 계속 유류분권이 인정됐다면,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청구하는 사건이 많아질 수 있었으나 이제 이러한 사건은 생기지 않게 됐다.

헌재 결정의 두 번째 주요 내용은 패륜적인 행동을 한 상속인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고, 피상속인을 부양하거나 재산형성에 이바지한 상속인은 유류분 반환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부모님을 학대하거나 부양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는 자식에게도 유류분권이 인정됐다. 또 피상속인을 부양하거나 재산형성에 기여한 대가로 재산을 받은 상속인도 유류분 반환을 해야 했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사람들이 유류분 제도에 대해 가장 많은 불만을 가졌던 것이 이 부분이었다. 그런데 헌재는 이번에 유류분 상실 사유와 기여분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은 현재 민법은 위헌이라고 결정했고, 국회가 내년까지 이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필자는 이처럼 유류분 상실에 관한 조항과 기여분에 관한 조항을 만드는 것에는 찬성한다. 다만 그와 별개로 이러한 조항이 생기게 되면 유류분 분쟁이 더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유류분 청구 사건에는 유류분을 청구한 사람이 패륜아이므로 유류분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유류분 청구를 당한 피고의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행동이 패륜이라고 할 수 있는지,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에 어떤 기여가 있다고 할 수 있는지, 그 비율은 어느 정도로 정해야 하는지 등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새로운 쟁점들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부광득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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