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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 사람 어수룩해 보이지만 방심은 금물”…한동훈 바통 이어받은 황우여, 국힘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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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새누리당 대표, 與 이끈다
황 “전당대회 준비와 당 혁신”
일각선 “부족한 인사” 아쉬움


매일경제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임 소감과 비대위 구성 등 운영 방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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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국민의힘이 전 새누리당 대표였던 황우여(77) 상임고문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총선 참패 직후인 만큼 비대위의 부담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당대회 전까지 당이 나아갈 방향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는 지난 2일 비대면 회의를 통해 비대위 설치 및 비대위원장 임명에 관한 안건을 상정했다. 전국위원 880명을 대상으로 한 ARS 투표 결과, 투표에 참여한 598명 중 549명(91.81%)이 찬성함으로써 황 위원장이 비대위 사령탑 자리에 오르게 됐다.

황 위원장은 5선 의원 출신인 동시에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국회부의장,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정계 일각에서는 그를 두고 ‘어수룩해 보이지만 당수가 8단’이라는 데서 ‘어당팔’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황 위원장의 임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정치권에서는 비대위가 ‘관리형’으로 활동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대위 활동 기한은 6개월이나, 오는 6~7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 비대위 활동이 종료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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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 3일 오전 취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른쪽은 윤재옥 원내대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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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위원장 역시 이같은 시선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함은 물론, 화급한 민생, 초미의 관심사인 당 혁신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창당 수준을 뛰어넘는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의 첫째 임무는 전당대회를 끝내는 것이지만, 국민들은 민생이 절박하다”며 “‘우리는 관리형이기 때문에 전당대회 준비만 하지’ 이랬다가는 정말 국민의 아주 큰 질책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 현안과 관련된 당무에도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황 위원장을 향한 시각이 국민의힘 내에서도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원과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는 인품”이라고 치켜세웠지만, 당의 혁신 의지를 내보이기에는 부족한 인사라는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총선 패배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 아직 당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며 “비대위원장도 그렇고, 원내대표도 그렇다. 누가 자리에 오르던 새 지도부의 부담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처음 등장했을 때 같은 ‘신선함’은 없지 않나. 쇄신·혁신을 강조하지만, 자칫하면 야권에서 ‘도로 새누리당’이라 비판받을 수도 있다”며 “당을 사랑하시는 황 위원장의 의지와 진심이 얼마나 당원과 유권자들께 전달될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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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당직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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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새 비대위원장 간 소통이 얼마나 원활히 이뤄질지도 정치권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경우 총선 전 3개월여간 윤석열 대통령과 여러 차례 엇박자를 내며 고전한 바 있다. 당내 분열이 총선 표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여권 인사들의 분석이다.

황 위원장은 오는 9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고 난 뒤 비대위원을 순차적으로 임명하겠다는 계획이다. 당헌에 따르면 비대위는 최대 15명 이하로 구성하게 되어 있지만, 그간 통상적으로 7~9명 남짓 규모로 꾸려졌다.

황 위원장은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새 역할을 맡게 된 것과 관련해 “상당히 어려운 때에 어려운 자리라고들 하는데, 담담한 마음으로 맡겨진 소임을 다할 생각”이라며 “사랑하는 우리 당이니까 (당무를)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저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계속하시는 줄 알았는데 곧 사임하시니, 그럼 실질적으로 저와 함께 일할 원내대표와도 말씀을 한 번 나눠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9일에 (원내대표 경선) 한다니까 그 뒤에 (비대위원을 임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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