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이 M&A 반대야"…'최강동맹' 일본에도 쉽게 주지 않는 미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합병, '9월→12월' 3개월 늦춰질 듯…
11월 대선 앞둔 미 정치권, 철강노조 표심 확보 경쟁

머니투데이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시기가 최소 3개월 미뤄져 올 12월에나 마무리 될 전망이다. 미 법무부가 일본제철의 반독점 심사와 관련해 추가 세부자료를 요청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시기가 최소 3개월 미뤄져 올 12월에나 마무리 될 전망이다. 미 법무부가 일본제철의 반독점 심사와 관련해 추가 세부자료를 요청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일본제철은 이날 US스틸 인수 시기 목표를 종전 '올해 9월'에서 '올해 12월'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미국에서 US스틸 인수와 관련 독점금지법 해당 여부 등을 심사받고 있는데 미 법무부가 추가 정보·자료를 요청해 왔다고 부연했다.

이 회사는 US스틸의 실적 발표일(미국 현지시각 2일)에 맞춰 인수 시기 변경 사실을 공개했다. US스틸 측은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 계속 전진하고 있으며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2024년 말에는 모든 과정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세계 4위 철강회사로 지난해 말 US스틸을 150억달러(한화 약 20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회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 M&A로 US스틸 주주들은 일본제철의 인수 제안에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양사의 합산 생산능력은 연간 총 8600만톤으로 중국 바우오강철집단에 이어 세계 2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머니투데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철강노조(USW) 소속 노동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US스틸은 완전한 미국 회사로 남아야 한다"며 "그렇게 될 것으로 약속한다"고 말했다. /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는 11월 대선에 발목이 잡혔다. 철강노조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제히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철강노조(USW) 소속 노동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US스틸은 완전한 미국 회사로 남아야 한다"며 "그렇게 될 것으로 약속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할 경우 감원을 실시할 것을 우려하는 노조원들 안심시키는 동시에 미국 철강산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US스틸을 지키겠다고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US스틸은 지난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여 세운 122년 역사의 기업이다.

대통령의 입장 표명 후 규제 당국인 미 법무부가 제동을 건 만큼 이번 M&A는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는 마무리하기 어렵게 됐다.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미 대선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경합주인 만큼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쪽도 철강노조를 자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M&A가 최종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진단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일반적으로 미 법무부의 '추가 자료요청'이 있을 경우 법적 심사는 매우 길어지며, 심사를 통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