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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HBR insight]‘세대 초월’ 브랜드를 구축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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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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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에만 집중하는 마케팅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요즘은 고령층이 소비 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고령 소비자를 더 이상 후순위로 미뤄둬서는 안 되며 나이와 세대를 초월하는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

전통적으로 정책 입안자, 기업, 마케터들은 20대부터 40대 초반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아왔다. 이 연령대 인구가 가장 많고 가장 많이 소비하며 트렌드를 선도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르다. 2021년 기준 60세 이상 미국인 인구가 20∼34세보다 약간 더 많았으며 세후 소득도 60세 미만 미국인의 소득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약 5년 안에 60세 이상의 미국인이 20∼34세보다 소득 측면에서 더 큰 소비자 집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층이 미래의 소비를 주도하게 됐다는 의미다.

오늘날 많은 기업은 여전히 시장의 대부분을 40세 미만이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브랜드를 관리한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구에 따르면 신차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2000년 45세 미만에서 2014년 53세 이상으로 높아졌다. 전체 신차 구매자의 거의 절반이 50세 이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 자동차 광고에서는 50세 이상 연령대의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미국 광고, 마케팅 및 홍보 분야 종사자의 약 64%가 45세 미만인 것이 문제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마케팅의 타깃층을 단순히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옮기는 게 해답은 아니다. 세대 내 개인차를 간과한 채 세대별로 뭉뚱그려 특징지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세대에 대한 집착은 대공황기에 성장하고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세대와 풍요로운 시기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를 비교할 때나 이해되는 현상이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 미국 웨인주립대, 드폴대, 조지워싱턴대, 독일 라이프치히대 연구진의 광범위한 연구에 따르면 세대 간 경계는 자의적이라고까지는 볼 수 없더라도 상당히 모호하다.

브랜드가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마케터가 할 일은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공통된 가치를 강조하며 ‘나이를 초월한’ 브랜드, 나아가 ‘세대를 초월한’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대가 아니라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브랜드 내러티브를 전환해야 한다. 소비자를 한 가상 세대의 일원이 아닌 개인으로 생각하라.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개인으로 대접받길 원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개인화된 내러티브를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값비싼 소비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얻기 위해 몇 주씩 기다렸지만 이제는 개별 구매 데이터를 놀라울 정도로 세부적인 부분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해 소비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형성하기가 더 수월해졌다.

또한 나이와 라이프스타일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그 결과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나이를 불문하고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고령층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훨씬 더 건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늙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도 ‘젊다’고 표현할 만한 소비 생활을 영위한다.

세대 구분에 갇히지 않고 세대를 연결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부모나 조부모, 이른바 ‘그랜플루언서(granfluencer)’의 영향을 받고 있다. 세대 간 영향력이 세대 내 영향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런 그랜플루언서의 중요성에 눈을 떠야 한다. 세대를 세분화하기보다는 다른 세대를 하나로 모으는 긍정적인 메시지, 그랜플루언서에게도 통하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나이가 들더라도 제품이나 서비스가 관련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령대의 요구를 충족하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해야 한다.

이제는 그 누구도 ‘나이에 맞는’ 뭔가를 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나이에 놀고 배우고 일하고 쉬고 싶어할 뿐이다.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여러 세대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의 선호와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내러티브를 전환하는 기업만이 성공적인 브랜드로 변신할 수 있다.

※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 아티클 ‘할머니 모델이 마케팅의 미래다?’ 원고를 요약
한 것입니다.

마우로 기옌 와튼스쿨 부학장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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