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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자다가 죽었어요”…눈에 멍든채 숨진 8살 아이, 부모 학대·방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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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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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릉에서 숨진 8세 아동이 생전 부모로부터 학대와 유기, 방임을 당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강원경찰청은 최근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부모 등 3명을 구속했다.

지난달 4일 오전 11시 30분경 강릉시에 있는 한 주택에서 A 군(8)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 군의 어머니는 자신의 동생인 B 씨를 통해 119 구급대에 신고했다. 구급대원과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아이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발견 당시 A 군은 왼쪽 눈에 오래된 멍이 들어 있었고, 다른 외상은 없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군 어머니는 “지난 3일 저녁 아이가 깨어 있다 잠이 든 모습을 목격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숨을 쉬지 않아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지자체는 약 2년 전부터 A 군 가정을 관심 대상으로 분류해 점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3월 25일에는 A 군이 눈에 멍이 든 채로 등교해 교사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하기도 했다. 신고 당일 경찰과 시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곧장 확인에 나섰지만 A 군은 이렇다 할 진술을 하지 않았다.

경찰과 전담 공무원은 같은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동생과 면담을 진행했고 아이로부터 “삼촌(B 씨)이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해 같은 달 29일 시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았다.

그사이 28일까지 등교했던 A 군은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사흘간 결석했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과 금융계좌 거래명세 분석, 통신 수사, 참고인조사 등 전방위적으로 수사한 끝에 아동학대 혐의를 확인했다. 피의자들은 대부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A 군에 대해 정밀 부검을 진행한 결과 사망에 이르게 할 외상이나 장기 손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경찰은 피의자들의 유기·방임 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경찰은 부모를 포함한 피의자 총 4명 중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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