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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역대급 엔저에 국내 철강 몸살…저가 중국산 이어 일본산 공세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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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엔화 약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달러, 엔 등 각국 통화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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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엔저(달러 대비 일본 엔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밀고 들어오는 상황에서 엔저 현상으로 일본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5.9%, 엔·달러 환율은 12.4% 각각 올랐다.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 하락 폭이 원화보다 더 커진 것이다.

지난달 29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0엔 선을 넘기도 했다. 같은 날 원·엔 재정환율은 한때 860원대까지 내려갔다.

일본은 한국과 제조업 중심의 수출 구조가 유사해 환율 차이가 가격 경쟁력을 좌우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과 일본산 철강재 수입량은 각각 873만t, 561만t으로 전년 대비 29.2%, 3.1%씩 늘어났다. 한국의 전체 수입 철강재 중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된 철강이 차지하는 비율은 92%에 달했다.

국내산 열연강판(SS275 기준) 가격은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최근 1t당 70만원대까지 내려간 것으로 파악된다. 수입 열연강판은 국내산과 비교해 5∼10% 낮은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공급 중이다.

철강재 가격 하락은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조원을 넘겼지만 올해 1분기에는 3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3.3%나 감소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차지하는 일본산 철강 비중이 상당히 늘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차별화된 품질과 기술 경쟁력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사업 부문에서 스마트 팩토리를 인공지능(AI)이 결합한 지능형 공장으로 발전시키고, 저탄소 생산체제로 전환해 제조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에 전기차 전용 스틸 서비스센터(SSC)를 건설할 계획이다. 신규 수요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고부가 강재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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