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모습.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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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30일 채용 비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선거관리위원회 전현직 직원 27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은 이날 ‘선거관리위원회 채용 등 인력관리실태’ 감사 결과, 전직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장관급) 1명과 사무차장(차관급) 1명, 시·도선관위 상임위원(1급) 1명 등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직권남용,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행사,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들이 선관위 채용 담당자에게 자녀 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들의 청탁을 받은 선관위 채용담당자들은 다양한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직원 자녀를 합격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탓에 자격을 갖춘 다른 후보자들이 탈락했다.
감사원이 밝힌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중앙선관위와 인천선관위는 2019년 9월 지방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력경쟁채용(경채)을 하면서, 신규 경채 인원을 1명 배정한 뒤, 내부위원만으로 시험위원을 구성해 김세환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아들 김아무개씨를 합격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선관위 직원들이 내부 메신저에서 김 전 사무총장의 아들을 ‘세자’로 칭하며 대화한 사실도 공개했다.
충북선관위와 옥천군선관위 직원은 2019년 11월 옥천군 공무원이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선관위 국장의 자녀 ㄱ씨가 경채에 응시하자 옥천군수에게 이 자녀의 전출에 동의하도록 여러차례 압박해 동의를 받아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ㄱ씨는 충북선관위의 모든 면접위원에게 1순위로 평가받아 합격했다.
감사원은 지방 선관위 상임위원과 국장·과장 자녀가 부당 채용한 사례도 다수 적발했다. 서울선관위 상임위원으로 근무했던 ㄴ씨의 자녀는 2021년 10월 서울선관위에 경력채용됐는데, 당시 면접위원이 평정표를 연필로 작성한 뒤 인사담당 과장의 지시에 따라 인사 담당자가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박찬진 전 사무총장의 자녀 박 아무개씨의 경우 2022년 3월 전남 선관위 경력 채용 과정에서 면접위원들이 아예 평정표를 작성하지 않았는데도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남 선관위는 채용 과정에서 외부 면접위원에게 점수 없이 서명만 기재한 평정표를 요구했고, 선관위 인사 담당자가 사후에 면접 점수를 조작하며 박 씨는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특혜채용 비리가 지역 선관위 경채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2013년 이후 실시된 지역 선관위 경채 과정을 전수(167회) 조사한 결과 모든 회차에서 규정 위반이 있었고, 위반 건수가 800여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채용 과정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2023년 7월 인사운영 기준을 개정해 경채 제도를 폐지하고, 시험위원을 100% 외부위원으로 구성했으며 시험위원이 응시자와 친인척 등의 관계가 있는 경우 회피 절차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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