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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탱크를 뒤로 한 채 가자지구 북부를 떠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가자지구 전쟁을 멈추기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 속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담판이 임박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타협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재앙을 부를 것으로 우려되는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 공격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됩니다.
하마스는 지난 26일 협상 중재국 이집트를 통해 이스라엘의 제안을 전달받은 뒤 29일 협상대표단을 이집트 카이로에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이스라엘에도 대표단을 파견해 협상 타결에 필요한 설명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단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제시한 협상안을 낙관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측에서 새로운 장애물이 등장하지 않는 한 분위기는 긍정적"이라면서 "(이스라엘 협상안에 대해) 하마스가 제출한 의견과 질의에는 큰 문제(논란을 부를 중대 쟁점)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마스에 전달된 협상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하마스 정치국이 있는 카타르 매체 등을 인용 "여성과 어린이, 50세 이상 남성과 병자 등 생존 인질 33명을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집트 당국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인질 20명으로 구성된 첫 번째 그룹을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과 관련한 장기적 논의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에 등장한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인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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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될 인질은 여군을 포함한 여성과 미성년자, 급히 치료가 필요한 노인 등이며,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의 대가로 약 500명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풀어주게 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습니다.
이런 내용의 인질-수감자 교환이 성사되면 양측은 10주간의 휴전에 돌입한 채 이른바 '지속 가능한 평온의 회복'을 위한 추가 협상을 진행하게 됩니다.
협상안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와 북부를 분리하는 '넷자림 회랑'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고 라파에 있는 팔레스타인 피란민 중 30만∼40만 명을 가자지구 내 고향으로 돌아갈 길을 열어준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카타르의 하마스 정치국은 군사조직 및 가자지구의 여러 다른 정파와 협의해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종적인 결정권은 정치국이 아니라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군사 지도자인 야히아 신와르가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WSJ은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지난 27일 방송 인터뷰에서 인질 협상이 성사되면 이스라엘군은 라파에 대한 군사작전을 연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전을 말려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를 위해 다시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라파 공격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고 밝혀 지상전 자제 권고와 민간인 참사에 대한 우려를 재확인했습니다.
사우디에 도착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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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은 29일 세계경제포럼(WEF) 회의를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모인 세계 각국 당국자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휴전 설득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래 블링컨 장관이 중동을 방문한 건 이번이 7번째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사우디 당국자들을 만나 사우디-이스라엘 수교의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래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 성사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으나 가자지구 전쟁 발발로 관련 협상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수립을 지지하는 사우디에 가자지구 휴전 합의는 이스라엘과 관계정상화를 위한 선결조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랍권에서도 휴전을 향한 지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외교장관은 28일 요르단, 이집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당국자들과 진행한 회의에서 가자지구 휴전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논의했습니다.
(사진=텔레그램 영상 캡처, AP, 연합뉴스)
김영아 기자 young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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