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22일 오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제308회 임시회에 참석해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 관련 추가경정예산안 제출에 따른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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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27일 “항성(恒星)과 행성(行星)의 차이도 모르고 설치면 큰 낭패를 당한다”고 했다. 항성은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항성 주위를 도는 천체를 말한다. 홍 시장은 항성과 행성이 누군지 특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홍 시장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가리켜 ‘폐세자’, ‘배신한 사람’, ‘문재인 사냥개’ 등 총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해 왔기 때문에 항성과 행성은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을 일컫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행성이 자기 주제를 모르고 항성으로부터 이탈하면 우주미아가 될 뿐”이라고 적었다. 또 “중국 악극 변검을 보면서 나는 한국 정치인들을 떠올린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을 바꾸는 그들을 생각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참 많이 퇴출되었지만 그래도 한국 정치는 변검의 무대”라고 썼다. 총선 후 정치 무대를 벗어나 있으나 곧 돌아올 것으로 보이는 이들을 ‘변검’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홍 시장이 그간 한 전 위원장을 저격했던 것의 연장선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 16일 윤 대통령과 서울 모처에서 저녁 식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과 홍 시장이 ‘한동훈 견제’에 대한 뜻을 같이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몇 차례 ‘윤·한 갈등’을 거치면서 둘 간의 사이는 회복되기 어려운 관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찬을 제안했으나 한 전 위원장은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이 홍 시장을 띄워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고, 홍 시장 역시 차기 경쟁자 제거라는 이해관계가 일치하니 나온 그림 같다”고 했다.
당 내에서 홍 시장의 최근 행보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영우 전 의원은 “지금에 와서 한 전 위원장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며 “왕세자니 폐세자니 하면서 당에 얼씬도 말라는 당의 정치 선배도 있다. 조선 시대도 아닌데 말이다.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한때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26일 YTN 라디오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나온다면 국민의힘에선 이를 막기 위해 비상한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고 그 방법의 하나로 홍 시장이 당 대표로 출마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선을 통해서 한 위원장이 많은 의원들을 확보했다. 이 우군들을 당해낼 수 있는 세력을 가진 사람이 지금 국민의힘에서 누가 있겠는가”라며 한 전 위원장을 막을 사람은 홍 시장밖에 없다고 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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