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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베이징 모터쇼 찾은 중국인들 “현대차는 한국車라 안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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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모터쇼 가보니

조선일보

현대차가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디 올 뉴 싼타페(현지명: 제5세대 셩다)를 중국 시장에 최초 공개했다. 하반기 공식 출시 예정이다./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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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한국 차’라서 중국 시장 확장이 어렵다고 봅니다.”

25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베이징 모터쇼’에서 만난 중국의 언론인과 인플루언서,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부진을 이렇게 진단했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2016년 114만대에서 지난해 24만대로 떨어졌고, 현대차의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의 지난해 매출(4조7632억원)은 2016년(20조1287억원) 대비 76.3% 급감했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의 부스에서 중국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모델과 고성능 전기차를 내세웠다. 현대차는 고성능 ‘N’ 브랜드의 ‘아이오닉 5 N’ 모델을, 기아는 준중형 전기 SUV ‘EV5 롱레인지’를 공개했다.

121만 팔로워를 거느린 차량 리뷰 전문 더우인(중국판 틱톡) 인플루언서 ‘퉁인 브로’는 현대·기아차가 현지에서 실적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차는 문제가 없는데, ‘한국’이란 국가 브랜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 계정의 댓글만 봐도 악화된 중·한 관계로 인해 한국 차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81만 팔로워를 보유한 B잔(중국판 유튜브)의 차량 정보 인플루언서 가오뤄샹(30·샹샹)은 “현대·기아차는 다른 외제차에 비해 국가 브랜드가 약한데다, ‘네이쥐안(內卷·치킨게임)’이 심각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도 잃고 있다”고 했다. 중국 차량 전문 매체 ‘즈랴오치처’의 싱충(27) 기자 또한 “(한국에 대한 중국의 부정적 정서와 정책 등) 정치적 이유가 한국 차 브랜드의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했다.

현대·기아차 품질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이었다. 싱 기자는 “현대·기아차는 가성비가 좋고, 품목이 다양하고, 중국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이력이 강점”이라면서 “특히 과거 베이징 경찰이나 공공기관이 관용차[公車]로 많이 사용해 품질에 대한 평가 자체는 높다”고 했다. 퉁인 브로는 “확실한 ‘가성비’가 한국 차의 강점”이라면서 “중국 시장에서 새로 출시될 싼타페는 성능 대비 가격이 좋고, 현대차 주요 모델이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와 비교해도 완성도와 성능이 뛰어나다는 인식도 점차 퍼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전시회에서 이례적으로 현대·기아 부스가 붐비는데, 한국 차가 가진 가성비란 무기가 유효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가오뤄샹도 “지난달 한국에서 N 브랜드 차량을 시승해봤는데, 주행 모드 선택에 따라서 운전 경험이 180도 달라져 놀랐다”고 했다.

중국 완성차 업계 관계자 싱모(40)씨는 “(올해 하반기 중국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셩다(디 올 뉴 싼타페)를 비롯해 최신 모델들은 디자인[造形]이 여전히 아름답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스마트화 측면에선 여전히 중국 전기차 등에 비해 부족해 보이는 것이 단점”이라면서 “현대·기아차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앞서간다는 이미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향후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쇄신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가오뤄샹은 “중국에서는 ‘제품 스토리’를 잘 만들어야 하는데 외제차들은 그런 부분에서 약하다”면서 “중국 소비자를 움직이는 메시지 없이 낮은 가격만 갖고선 판도를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싱 기자는 “현대차가 올해 하반기 출시할 고성능 아이오닉 5 N은 성능은 훌륭하지만 높은 가격 탓에 마니아층 형성에 그칠 전망”이라면서 “다른 한국 차 모델들도 포화 상태인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포지셔닝이 불분명하다”고 했다.

다만 이날 모터쇼를 찾은 베이징의 대학생 한모(22)씨는 “초등학생 때만 해도 현대차는 택시 전용 차, 심심한 차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차오(潮·트렌디하다)’해지고 있다”면서 “세련된 배색과 디자인 덕분에 젊은 층 사이에서 관심이 커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모터쇼 부스에서 만난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출시하는 신(新)모델은 판매량 확대보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 제고가 주요 목표”라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수년 내 50%를 넘길 전망이기 때문에 전기차 수요를 적극 공략하는 전략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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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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