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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5‧18 민주화운동 시위’ 고문 피해자 9명에 법원 “국가가 4억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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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의 군사 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에 반발해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구금돼 고문을 당했던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조선일보

서울중앙지법./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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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창모)는 시인 박몽구씨 등 60명이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고문당한 것과 관련해, 국가가 원고 중 9명에게 위자료 3억9637만원의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지난 19일 판결했다. 배상책임이 인정된 9명은 가혹행위를 당한 당사자다. 나머지 원고들은 이들의 가족인데 법원은 가족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씨 등 원고들은 1979년 12‧12 사태에 반대하고,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시위 등에 참여했던 대학생‧직장인이었다. 당시 정부는 이들이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최대 10개월가량 구금한 상태에서 폭행‧고문 등을 가했다고 한다. 박씨 등은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재심 판정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고, 형사보상금을 수령했다. 이후 박씨 등은 2021년 8월 국가를 상대로 1인당 2000만~6억15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들 중 직접 가혹행위를 당한 9명에 대해 국가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군부 세력에 의해 헌정질서 파괴범죄가 자행되는 과정에서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가혹행위는 법질서 전체 관점에서 위법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피해자들의 구금 일수 1일당 3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산정하고, 또 피해자들이 가혹행위를 당하는 과정에서 얻은 장애에 대해서 최대 6000만원의 위자료를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불법 가혹행위 등이 이뤄진 시기 이후 피해자와 혼인하거나 출생한 자녀, 손자들에 대해선 국가의 배상책임이 없다고 봤다. 또 피해자들이 형사보상금을 수령한 경우 위자료에서 해당 금액만큼 공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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