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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단독] 이마트 ‘법카 골프’ 금지령...허리띠 꽉 죄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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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다” 희망퇴직은 저조
롯데, 주중 골프·주말 출장 막아
삼성전자 ‘임원 주 6일 근무제’


매일경제

서울 중구 이마트 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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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최근 임직원들에 회사 돈을 사용한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도 최소화하도록 조치했다. 지난달 롯데그룹이 주중 골프 금지령을 내린데 이어 산업계 전반으로 비용 감축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각각 주 6일 근무와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키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한 삼성과 SK를 비롯해 주요 수출 기업들도 골프를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장기화되는 내수경기침체와 고금리, 세계 곳곳서 진행중인 전쟁과 미중 패권대결 같은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내수기업과 수출기업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양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 비용으로 치는 골프를 사실상 금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업무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명백한 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회사 돈이 아닌 개인 돈으로 골프를 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와 더불어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도 최소화하도록 했다. 회사 업무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법인카드를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는 올해 들어 비용 축소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정비용을 낮추기 위해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이마트와 계열사인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 에브리데이 합병도 단행했다. 연초 신년사부터 줄곧 수익성 개선을 강조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계열사별 성과에 따라 CEO 인사도 수시로 단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마트가 이달 19일까지 신청 접수를 받은 희망퇴직은 당초 회사 측이 기대한 수치에 신청 인원이 크게 미달했다. 회사 측은 당초 수백명 규모를 예상했지만, 실제 신청자는 수십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이 아닌 다른 방식의 비용절감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이어서 퇴직해도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불안감이 커서 희망퇴직자가 매우 적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롯데지주도 지난달 임직원들에 전달한 ‘근무 기본 가이드라인 준수’라는 전언통신문에서 “모든 임직원의 주중 골프 운동을 금하고, 주말을 포함한 해외 출장 업무는 삼가해달라”고 지시했다. 회사 측은 “다 함께 불편함과 어려움을 감내할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기다. 경영 목표 달성을 최우선으로 불요불급한 비용 집행을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양대 강자로 꼽히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골프와 법인카드 사용 축소에 나선 것은 유통산업의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간 데 이어, 중국 이커머스들 공세도 거세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도 골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SK 관계자는 “임원들이 주말 골프를 많이 취소하고 있다”며 “회사 임직원들끼리 치는 내부 골프모임는 없어졌다”고 전했다. 업무 추진비도 상당폭 줄어들면서, 임원들은 골프장에서의 회사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골프보다는 테니스를 선호하고, 최창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골프를 즐기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지난 2월부터 20년만에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켰다. 회의는 격주 토요일에 열리고, 최창원 의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들은 한달에 한번 휴무일로 지정된 ‘해피 프라이데이(금요일)’에도 출근하고 있다.

사업이나 지분 매각 등 구조조정도 임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SK 주요 계열사들은 연초부터 다양한 TF를 발족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최 의장과 멤버사 CEO들은 지난 23일 ‘사업 리밸런싱(Rebalancing)’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임원 주 6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식으로 위기경영 태세를 강화하면서 임원들이 골프를 자제하고 있다. 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계열사 임원들은 토요일과 일요일 중 하루는 출근해 위기경영에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열사들도 조만간 동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주 6일 근무 확산은 그룹의 ‘맏형’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의 여파 등으로 위기를 겪는 가운데 실적이 연동되는 계열사들도 위기경영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간·기업간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도 반복되고 있어 임원들의 경각심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장기화되는 업황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허리띠를 조여매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7대 미래혁신 과제를 선보인 가운데 철강 부분 설비 효율화를 통해 올해부터 연간 1조원의 비용 절감을 이뤄내겠다고 공표했다. 철강업은 사업 구조상 철광석과 석탄을 비롯한 원료 확보에 수조원을 투입하는데, 철광석·석탄 같은 저가 원료 비중을 높이고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임원들의 임금삭감도 단행한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을 고려해 장 회장은 임원진의 급여를 최대 20% 반납한다고 밝혔다. 스톡그랜트(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임직원에게 무상 지급하는 주식보상) 제도 폐지도 함께 검토한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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