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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in-터뷰] "의사에 대한 국민 시각 괴리 커...국민에게 다가가는 의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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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2021년 4월 의협 제73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총 유효 투표 222표 중 149표를 득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그러나 박 의장은 임기 시작부터 굵직한 현안과 마주해야 했다. 2021년 임기 첫해에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시기라 정상적인 활동에 제한이 있었으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는 간호법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했다. 임기 종료를 겨우 3달 앞두고선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임기 내내 현안과 싸워야 했다. 박 의장 스스로도 "의협 역대 대의원회 의장 중 나만큼 연단에서 마이크를 많이 잡아본 의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박 의장의 임기는 이달 말로 종료된다. 하지만 임기 중 해결하지 못한 현안에 대한 아쉬움은 크다. 그가 대의원회 의장이 되면서 가장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 화합이지만, 아직도 전국 시도지부 중에는 진영이 갈라져 갈등과 다툼이 이어지는 곳이 있다. 지부의 화합을 위해 의장으로서 많은 힘을 기울였지만, 노력만큼 결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최근 가장 큰 이슈인 의대정원 증원 문제는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의료연대가 사활을 걸고 저지했던 간호사법안도 재발의됐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박 의장의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이유다. 의협 출입기자단은 박성민 의장을 만나 제30대 의협 대의원회 의장으로서의 소회와 차기 집행부를 비롯한 의료계의 방향성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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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 동안 간호법, 비대면진료, 의대정원 증원 등 많은 현안이 있었다.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나.

=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 75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을 정해 조건부로 의결했다. 그러나 정부는 초진을 포함하자는 등 더 넓은 범위의 가이드라인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은 차기 대의원총회 의결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호법은 간호법저지 비대위를 설치해 대통령의 거부권을 이끌어 내는 등 잘 대처했다고 평가하지만, 의료인 면허박탈법이 통과된 부분은 많이 아쉽다. 차기 집행부는 이 법안의 폐기 혹은 대폭 개정을 입법부 및 정부와 논의해야 할 것이다. 현재 가장 큰 이슈인 의대정원 증원 문제는 의협 비대위가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각 분과위원장들, 그리고 비대위원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나 교수협의회 등 여러 산하단체와 소통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받고 있다. 앞으로도 목적을 향해 하나로 뭉쳐 잘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대위의 활동 기한이 이달 말로 종료된다. 오는 28일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임기 연장 건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새로운 의협 집행부가 구성됐으니, 모든 회무를 회장 주도 하에 집행부가 이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비대위의 임기를 4월말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마 이번 대의원총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의결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비대위를 해산해도 새 집행부에 모든 것을 인수인계할 것이기 때문에 큰 우려는 없다. 다만 비대위와 잘 소통하고 있는 대전협, 전의교협과의 관계가 조금 걱정된다. 이런 부분은 회무 집행이 아닌 신뢰를 통한 인간관계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현택 회장과 집행부가 잘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전 조직강화위원장의 의사 면허정지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됐다. 이로써 4월 15일부터 7월 14일까지 3개월 동안 면허가 정지될 예정이다. 임현택 의협회장 당선인은 의협회장 선거 후보 시절, 누가 당선인이 되든 이들에게 상근부회장 대우 월급을 지급할 것을 후보들에게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전 조직분과위원장의 면허정지 처분은 매우 안타까운 결과다. 집행정지 신청 기각이 법원의 법리적인 판단이 아니라 일어나지도 않을 사회적 혼란을 미리 예상하고 내린 사회적인 판단인 것 같아서 참으로 아쉽다. 두 명에게 대한 급여지급은 당연하다. 의협을 위해 일하다가 일어난 불이익이기 때문이다. 급여 지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경제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피해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두 분께 감사와 위로를, 가족분들께도 의협을 대신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 회장 직선제 전환 이후로도 대의원회 선택이 회원 민의와 동떨어진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대의원회 존폐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 대의원회의 존폐 이야기는 최근 임현택 당선인의 말씀 같은데, 약 10년 전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온 적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의원회와 집행부는 협회의 양대 축이다. 하나가 없다면 당연히 협회가 무너지게 돼 있다. 두 기구는 협회를 위해 서로 협력과 견제를 하면서 조화롭게 발전해 나가야 한다. 집행부와 대의원회는 서로 싸우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 이번에 임현택 당선인과 해당 발언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선인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했고, 당선인도 잘 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

- 대의원회 내 젊은 의사 몫을 더 키워달라는 요청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대의원회 차원에서는 젊은 의사 선출을 독려해왔는데 실제 효과가 있었나.

= 대의원회에서 특정 연령대나 성별을 기준으로 더 많이 혹은 더 적게 뽑을 수는 없다. 다만 각 직역이나 지역에서 젊은 회원들의 참여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대의원회 차원에서는 전공의에 대한 TO를 늘려야 한다고 본다. 지난 대의원회 때부터 전공의 TO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렸고, 또 각 지역에서 전공의에 대한 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이동이 많아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같다. 대의원회에서 전공의와 만나 TO를 조정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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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회장이 당선돼 새 집행부가 꾸려지고 있고, 대의원회도 의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차기 집행부와 대의원회에 조언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 회장과 집행부는 대의원회를 인정하고 예우를 갖춰야 한다. 협회와 회원을 위한 길에서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따로 가면 안 된다. 대의원회는 집행부의 회무를 보고만 있기보다는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을 마련하고, 실제로도 도와야 한다. 특히 회장은 집행부를 구성할 때 다양한 지역과 직역의 인재를 발탁해 많은 의견을 들어야 한다. 듣기 좋은 말만 들어서는 안 된다. 모든 회무를 회장이 다 할 수는 없다. 현재 상근부회장을 포함해 부회장이 11명이다. 업무를 잘 나눠 전권을 주고 책임지는 부회장으로 내부적인 조직 개편을 해야 한다. 전 집행부에서 책임부회장제를 하겠다고 정관을 개정해 부회장 수를 늘렸는데 실질적으로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이번 집행부에서는 책임부회장제를 실질적으로 시도해 보길 바란다.

- 주요 의료현안이 의대정원 증원 논의에 매몰돼 있다. 별도의 논의체가 필요할까.

= 현재 의협이 정부와 테이블에 앉아서 논의 중인 의료정책은 없다. 논의체 차체가 없다. 의대증원 문제가 블랙홀이 돼 다른 이슈는 묻혀져 있다. 의대정원 증원뿐 아니라 재상정되는 간호법, 의료인면허박탈법, 실손보험문제, 비대면진료 등 많은 현안들이 있다. 의대정원 증원을 제외한 다른 의료현안에 대한 논의 기구가 있으면 좋지만, 지금 회원들 정서를 볼 때 의대 정원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고는 다른 현안들도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에서도 별도의 논의체를 통해 대화할 의지는 현재로선 없는 것 같다.

- 임기를 마치면서 집행부와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 대한의사협회는 14만 의료인의 것이다. 회원 모두 주인 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을 가짐으로써 협회는 힘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다. 부디 회원들께선 앉아서, 또 뒤돌아서서 잘못을 지적하거나 불만을 토로하지 말고, 당당히 일어서서 앞으로 뛰어나와 목소리를 내주길 부탁드린다. 특정 의료 현안이 생겼을 때 국민들이 의료계를 보는 시각은 안타깝게도 아직도 많은 괴리가 있고, 왜곡돼 있다. 국민들에게 좀 더 다가가는 의협, 약하고 어렵고 힘든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의협이 돼야 한다. 회원 권익도 중요하지만 국민 건강을 걱정하는 의협이 되길 바란다. 회원들도 이런 의협의 행보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겠지만 회원들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이 자리를 빌려 지난 3년을 부족한 나와 함께 서로 위로하고 머리를 맞대 고민하면서 힘이 돼 준 8기 운영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온 몸을 희생하며 도와준 3명의 직원들을 비롯해 모든 의협 직원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 어려운 시기에 무사히 임기를 다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회원들과 대의원들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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