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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대학생때 DJ에 당돌한 질문한 그녀, 18년만에 국회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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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할 말 있다Ⅱ] [3] 경북 경산시 당선 與 조지연

국민의힘 조지연(37) 당선자가 4·10 총선 경북 경산에서 최경환 무소속 후보를 1665표 차(1.16%포인트)로 눌렀다.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30대 여성 정치 신인이 경산에서 내리 4선에 장관까지 지낸 거물을 꺾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최 후보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낼 때, 그는 청와대 뉴미디어 정책비서관실 직원이었다.

-당선 소식이 화제다.

“TK(대구경북) 국민의힘 후보라 쉽게 당선된 줄 아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30대 여성 정치인을 못 미더워하는 지역민이 많았다. 작년 12월에 대통령실을 그만두고 내려가 체중이 10kg 줄도록 걷고, 인사하고, 절하면서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편견을 깨고 나를 뽑아주신 경산 시민이 1등 시민이다.”

-정치를 왜 하고 싶은가.

“경산 하양읍에서 태어나 하양초·하양여중·하양여고에 영남대(경산 캠퍼스) 나온 경산 토박이다. 어릴 적부터 서울 아이들이 부러웠다. 공부든 뭐든 서울엔 보고 배울 게 많지 않은가.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 측면에서 지방은 낙후된 게 많다. 이런 격차를 줄이려면 정치에 답이 있다고 느꼈다. 이번 총선 공약도 경산에 반도체 관련 기업과 교육 국제화 특구를 유치하는 것이다.”

-정치에 본격 눈뜨게 된 계기는.

“2006년 영남대 입학한 지 보름 만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 기념 특강이 열렸다. 특강에 가서 김 전 대통령께 ‘정치인이 되려고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는데, 여성은 공무원 준비하는 게 낫다고들 한다. 여성은 대통령 못 되느냐’고 질문했다. 김 전 대통령이 ‘앞으론 우리나라도 여성 정치인 비율이 확 늘어날 것이고 대통령도 탄생할 것이다.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겸비해서 꿈을 이루기 바란다’고 격려하셨다. 당돌한 질문을 인상 깊게 보셨던 우동기 당시 영남대 총장이 18년 뒤인 이번 총선에서 캠프 후원회장을 맡아주셨다.”

-현실 정치 시작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청년보좌역을 맡으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2012년 박근혜 캠프에 또 참여했고, 지난 대선 윤석열 캠프까지 대선 캠프만 3차례 경험했다. 윤석열 캠프 초기 멤버인데, 처음 출근했을 땐 사무실이 하도 휑해서 ‘잘못 왔나’ 싶었다. 윤 대통령의 대선 경선 후보 시절부터 작년 말까지 2년 반 동안 메시지 관리를 했다. 대통령께 매일 대면 보고를 드리며 지역 유세, TV 토론, 신년사, 모두 발언 등을 두루 챙겼다. 대통령께서 ‘말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아무리 바빠도 메시지를 직접 꼼꼼하게 다 챙긴다. 취임사 준비할 때 가장 힘들면서도 뿌듯했다.”

-또래보다 정치 경험이 풍부한 편이겠다.

“2012년 박근혜 후보가 대선 승리하면서 청와대에 인턴으로 처음 들어가 정권 마지막까지 4년 근무했다. 권력의 흥망성쇠를 다 지켜보면서 돈 주고도 못 배울 경험을 했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를 탄핵시키고 탄생한 정권이니 잘할 줄 알았다. 그런데 조국 사태가 보여주듯이 공정의 가치는 사라지고 모든 것이 거꾸로 가더라. 이러다 안 되겠다 싶어서 중앙당 부대변인을 맡아 치열하게 싸웠다. 보수가 끝났다고들 했는데, 5년 만에 정권을 다시 창출하는 데 기여해서 보람이 컸다.”

-요즘 대통령 지지율이 낮다.

“현 상황을 누구의 책임론으로 몰고 싶지 않다. 다만 민생을 챙기는 데 있어서 정부와 여당이 호흡을 잘 맞춰서 했느냐의 부분인 것 같다. 제가 대통령실에서 메시지를 다뤘으니까 현 정부의 정책을 잘 알지 않나. 이번에 선거 유세 다니면서 ‘이런 정책 어떠셨어요’ 물으니 지역에선 ‘피부로 안 와닿는다’고 답해 마음이 아팠다. 현 정부가 목표와 지향점이 분명하고 열심히 하는데 구석구석 챙기기에는 부족했다고 느낀다.”

-어제(16일) 대통령의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국무회의 발언은 어떻게 봤나.

“대통령의 솔직한 메시지였다고 본다. 메시지의 단어 하나하나 직접 가다듬으시는 분이다. 정부 정책이 서민들 피부에 와닿지 못했다는 것을 반성하셨다고 느꼈다.”

-여당 참패로 당이 리더십 공백 상태이고, 야당은 ‘채 상병 특검’을 공언하는 상황에서 22대 국회에 등원한다.

“채 상병 사건의 경우 공수처가 조사하고 있으니 그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꾸 당이 변화를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남 탓하기는 쉽다. 그러나 집권 여당이기 때문에 더 책임 있게 접근해야 한다. 국민의힘 당선자 선언문 첫째 조항이 ‘철저한 자기 성찰’이다. 서로 남 탓하며 싸우지 말고, 민생 대안을 어떻게 마련할 건지 일로써 승부를 봐야 한다. 국민들이 ‘코로나 때보다도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정책 이슈를 과감하게 선점해야지, 야당의 특검 법안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190석 범야권을 상대하는 소수당 의원으로서 첫 의정 활동을 해야 한다.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국민께 약속 드렸던 불체포특권 포기나 무노동 무임금과 같은 ‘정치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 국민들은 일 안하면 임금을 못 받는데, 국회의원들은 감옥에 있어도 또박또박 돈 받는 특권을 누린다. 1호 법안으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정치 개혁 법안을 발의할 것이다. 그리고 노동·교육·연금 개혁은 청년 세대와 맞물려 있는 문제라 여야 할 것 없이 공론화해서 해결책 만드는 작업에 힘쓰고 싶다. 이 두 가지는 꼭 해내고 싶다.”

조선일보

제22대 총선 경북 경산에서 4선의 중진 최경환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국회에 입성한 조지연 국민의힘 당선자./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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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21대 초선은 ‘연판장 초선’으로 불렸다. 22대는 다를까.

“언론은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지만, 의원이 정부의 변화를 가져오려면 방법론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밖에서 확 지르면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진 않는다. (여당 의원이) 야당의 논리에 말려서 정부를 비판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 대통령이 ‘독불장군’ ‘불통’ 이미지가 강한데, 대안을 가지고 설득하면 충분히 말이 통하는 합리적인 분이다.”

-윤 대통령의 당선 축하 메시지가 있었나.

“경산 구석구석 살피라고, 지역구 집집마다 숟가락 몇 개 있는지 파악할 정도로 꼼꼼하게 챙기라고 당부하셨다.”

☞조지연은 누구

1987년생. 경북 경산시 하양읍 초·중·고교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의 청년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부대변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메시지 팀장,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 등을 지냈다. 4·10 총선 경북 경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최경환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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