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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가스폭발에 온몸 화상 입고도… 아내 구하러 뛰어든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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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10일 중국 중부 허난성 뤄양의 한 가정집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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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온몸에 화상을 입고도 아내를 구하기 위해 불이 난 집 안으로 뛰어든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중국 중부 허난성 뤄양의 한 가정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남편 리우 모씨가 아내와 함께 아침식사를 준비하려 가스레인지를 작동시키자 폭발이 일어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순식간에 주방은 거대한 화염에 휩싸였고, 폭발 여파로 리우씨는 주방 밖으로 날아갔다.

한 차례 폭발 뒤 불꽃은 잦아들었으나 두 사람은 이미 온몸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리우씨는 화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주방에 있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리우씨는 아내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온 뒤 그대로 쓰러졌다. 두 사람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몸의 92%에 화상을 입은 리우씨는 의식을 잃은 채로 중환자실에서 7일간 사투를 벌이다 끝내 숨졌다.

리우씨의 아들은 “가스가 새어나올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폭발이 일어났을 때 주방 창문과 문이 모두 날아갔고, 아빠가 화재지점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의사들이 진통제를 투여했다. 아빠는 호흡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화상으로 인해 장기가 모두 망가지고 있었다.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다행히도 리우씨가 목숨을 걸고 구한 아내는 신체의 69%에 화상을 입었으나,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는 글을 쓸 수 있는 상태가 되자마자 ‘남편의 상태는 어떤지’를 가장 먼저 물어봤다고 한다.

리우씨 아들은 “엄마에게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말씀 드릴 수가 없었다”라며 “저는 잠시 밖에 앉아있다가 돌아가서 ‘아빠가 무사하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SCMP는 “리우씨 가족은 막대한 병원비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현재까지 30만 위안을 지출했으며, 70만 위안의 병원비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가족들은 사연을 알리며 네티즌들에게 기부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영상이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리우씨의 사연은 크게 화제가 됐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고인은 정말 책임감 있는 사람” “아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서다니, 이게 모범적인 사랑이다” “아내가 강인하게 버텨내 살아남기를 바란다” “가족들이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기를” 등 반응을 보였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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