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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說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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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이 협치 강화 차원서 文정부 출신 기용 검토” 보도

조선일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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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차기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박영선(64)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60) 전 민주연구원장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실 일부 관계자는 “검토 중인 건 사실”이라고 했다. 박 전 장관과 양 전 원장이 침묵한 가운데, 여권에서는 두 사람 기용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과 박 전 장관의 총리 발탁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엇갈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 참패도 문제지만 인적 쇄신조차 혼란만 거듭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TV조선은 이날 아침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4·10 총선 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총리 후임으로 박 전 장관이, 이관섭 비서실장 후임으로는 양 전 원장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협치(協治) 강화 차원에서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측 인사를 기용하려 한다는 취지였다. 박 전 장관은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4선을 했고 문재인 정부 때 중기부 장관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양 전 원장은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대통령실은 대변인 명의 공지를 통해 “박영선·양정철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박 전 장관 측은 총리 기용 가능성에 대해 “소설”이라고 했고, 양 전 원장은 주변에 “뭘 더 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인재풀을 좌우 제한 없이 넓히겠다는 차원에서 이들을 다른 후보군과 함께 검토하는 것은 맞는다”고 했다. 시스템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는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서로 엇갈린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여론 반응을 살펴보려고 박 전 장관 등 기용설을 띄워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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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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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국무총리-양정철 비서실장’ 기용설에 여야 정치권이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둘을 기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날 보도 경위와 이후 대통령실 내부 기류를 보면 윤 대통령이 박 전 장관과 양 전 원장 등의 기용을 실제로 검토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적잖다. 대통령실 정무·홍보 라인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관련 보도가 나오자 “황당하다”거나 “금시초문이다”란 반응을 보였고 대통령실은 오전 8시53분 대변인 명의로 “박영선·양정철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는 부인 입장을 냈다.

이후 보도에서 거론된 당사자 측 반응도 알려졌다. 비서실장으로 거론된 양 전 원장은 지인들에게 “뭘 더 할 생각이 없다. 무리한 보도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전 장관은 직접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측근들은 “소설”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기용을 검토한 정황도 엿보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용 가능성과는 별개로 박 전 장관 등이 검토 대상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보도 경위를 두고도 “대통령 뜻이 담긴 것 같다” “비공식 라인이 움직인 것 같다”는 서로 다른 말이 나왔다. 그러나 한 정치권 인사는 “양 전 원장이 (대통령실 쪽에) ‘안 하겠다고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 전 장관이 최근 미 하버드대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것을 두고도 “총리 발탁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정치권의 관심은 실현 가능성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서라면 인재 발탁에서 진영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반면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도 반응이 안 좋다면 관철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여권 핵심 관계자는 “여성 인재인 박영선 총리 카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의 측근은 “윤 대통령이 정말 인사를 하고 싶었다면 전격적으로 해야지 이렇게 중간에 알려진 이상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며 “대통령실의 인사 시스템에 문제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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