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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성추문 입막음’으로 법정 선 대선 후보…“정치적 박해”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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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첫 형사재판 개시
6~8주 재판, 주4일씩 출석
법정 발묶여 선거운동못해

“미국에 대한 공격이다,
美3억명 자유위해 싸울것”


매일경제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출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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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출석하기 직전 “지금까지 이런 일은 일어난 적이 없다”며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법정에 모인 취재진 앞에서 약 1분간 “법학자들도 말이 안되는 사건이라고 말한다”면서 “미국에 대한 공격이고 격분하게 만든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나는 여기에 있는 게 자랑스럽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적에 대한 공격”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 계정에 “법정에 들어섰을 때 제 뒤에 2억명 미국인의 사랑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며 “나는 미국인 3억2500만명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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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법정 출석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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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이날 배심원 12명 선정을 시작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재판에 돌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 형사재판 피고인으로 처음 법정에 선 사례이다. 그는 앞으로 총 6~8주간 수요일을 제외하고 주중 4회씩 열리는 재판 일정 내내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1심 판결은 6월께 나올 전망이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분간 전국 단위 선거 유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뉴욕 법정에 발이 묶이게 된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에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으려고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를 지급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을 거쳐 코언 변호사에게 13만 달러를 변제하면서 법률 자문비용으로 기재해 회계장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 34개 혐의로 작년 3월 형사기소됐다. 기업문서 조작은 경범죄로 분류되지만 대선에 불리한 정보 유포를 막는 등 선거법 위반 범죄를 감추려고 회사기록을 조작했다면 중범죄에 해당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비슷한 범죄경력이 없고 고령이라서 재판에 정상참작될 수 있다. 만일 반복적인 거짓말로 인해 그의 유죄가 확정되면 4년형 이하의 징역형이나 집행유예가 내려질 수도 있다. 이 경우도 그의 대선 출마에는 문제없지만 범죄자라는 꼬리표로 인해 정치적 위기에 몰리게 된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4건 형사기소 가운데 첫 재판이다. 오는 11월 미 대선 이전에 재판일정이 진행되는 유일한 형사사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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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뉴욕 법정 밖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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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공소장에 기재된 성추문 입막음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사한 범죄은닉 사례도 법정에서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배우 캐런 맥두걸이 2016년 대선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과거 불륜 관계를 폭로하려고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구소유 회사인 타블로이드지 내셔널인콰이어러가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지급하고 독점 보도 권리를 사들인 뒤 묻어버린 적도 있다.

법원은 핵심 인물인 코언이나 대니얼스뿐만 아니라 별도 사건인 맥두걸도 재판 증인으로 이날 인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번 재판 일정을 대선 이후로 미루려고 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증언대에 서서 진실을 모두 말하겠다고 확언하고 있다. 그는 법원의 ‘함구령(Gag Order)’에도 불구하고 판사, 검찰, 증인에 대한 비난도 멈추지 않고 있다. 앞서 그는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부패한 바이든이 모든 여론조사에서 선두인 정치적 경쟁자를 향한 노골적이고 전례없는 공격을 하고 있다”면서 선거방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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