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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총선 참패' 고개 숙인 당정, 의대증원엔 더 속도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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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 유예 등 다른 목소리에도…'총선 참패'로 당정 불안정

醫대표단체 의협, 急갈등 봉합했지만…통일된 목소리 '글쎄'

총선 직전에도 강행의지 강조한 尹…되레 강공모드 전환 가능성

노컷뉴스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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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로 촉발된 의료공백이 만으로 꼬박 두 달이 되어 가지만, 사태 해결은 여전히 요원한 모양새다.

이달 초 전공의와 윤석열 대통령의 전격 회동으로 살아났던 실낱같은 기대감은 서로의 간극만을 확인하고 끝났다. 이후 4·10 총선이 야권의 압승으로 끝나자, 의료계는 '무리한 의대 증원의 반(反)작용'이란 해석과 함께 정책 철회를 거듭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 참모진은 물론, 내각 전면개편까지도 언급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기존 정책기조를 매끄럽게 전환할 수 있으리라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이 가장 강력하게 밀어 온 '의료개혁'을 무르는 결과로 직결될 것이란 전망도 희박하다.

전공의 1325명, 오늘 복지부 차관 집단고소

무엇보다 의료계의 근본적 입장은 아직도 '증원 전면 백지화'인 만큼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 논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간 대외 활동을 자제해 온 전공의들은 대정부 형사고소까지 예고한 상태다.

1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공의 1325명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대강당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집단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들은 정부의 '의대 2천 증원'에 반발해 지난 2월 말 사직서를 내고 수련병원을 떠난 인턴·레지던트들이다.

이번 고소는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과 무관하게 '개인 자격'으로 진행된다. 전공의들이 적시한 박 2차관의 혐의는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 강행에 따른 각종 정책의 피해를 받았다"고 고소 배경을 밝혔다. 정부가 발령한 집단사직서 수리금지에 사직이 봉쇄된 채 타 병원이나 관계기관 취업도 막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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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지난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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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지난달 1일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시작으로 소속병원에 돌아가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잇따라 공시 송달했다. 전공의들이 일부러 우편 및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지 않는 상황에서 진료 재개를 명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이는 추후 3개월간 의사 면허를 정지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을 쌓는 과정이기도 했다.

같은 달 말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의대 교수 등과의 중재에 나서는 등 한시적으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으나, 금세 '동상이몽'이었음이 드러났다. 대통령의 제안에 지난 4일 일대일 면담을 가진 박 비대위원장은 당일 저녁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단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겼다.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가 핵심인 대전협의 요구가 좌절된 데 따른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총선 참패' 여권-'갈등 잠재' 의료계…대화 가능할까


현 상황을 조속히 수습하겠다는 정부의 입장과 달리, 선거가 마무리된 현재로서도 당분간 의·정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정책 드라이브의 구심점인 대통령실과 당정 구성의 불확실성이 요인으로 꼽힌다.

'개헌 저지선'인 100여 석을 가까스로 지킨 여당은 한 위원장의 사퇴 후 조기 전당대회 개최 또는 새 비대위장 물색 등이 수습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간 의대증원에 힘을 실어온 당내에서조차 '증원 1년 유예'(안철수 의원) 등 다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정책 책임자 경질까지 언급한 안 의원 등의 의견이 '당론'이라 보기는 어렵다. 21대 국회 임기가 내달 말까지이긴 하지만, 당장 내부 정비가 급한 여당에게 즉각적인 중재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의료계는 의사들의 대표 단체를 자처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최근 비대위와 임현택 차기회장 당선인 사이 '집안 싸움'으로 내홍을 겪었다.

이필수 전임 회장 당시 꾸려진 비대위는 '의대 감원'을 주장해온 임 당선인에 비해 상대적 온건파로 평가됐다. 임 당선인은 당선 직후 비대위원장직을 넘겨받기 원했지만 김택우 비대위원장이 이를 거절했다며, 공개적으로 이임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난 8일 보냈다.

의협을 이끌 당선인의 의견과 배치되는 의사결정 및 의견 표명이 여러 차례 이뤄졌다는 게 이유다. 비대위 집행부가 '원점 재논의가 증원 0명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증원 자체에는 열린 태도를 보인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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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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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대위는 총선 당일 입장문에서 "의협 비대위는 현재 정부와 어떤 협상 계획도 없으며, 근거 없는 비방과 거짓 선동에는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5월 전 정부와의 '물밑 협상'을 통해 이번 사태를 졸속 마무리하려 한다는 소문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설왕설래 끝에 임 당선인과 김 위원장은 전날 의협 비대위 8차 회의 직후 취재진 앞에서 '포옹'과 '악수'로 화해를 알리며 "그동안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의 '발전된 입장'을 압박하며 "14만 의사들 모두 이제 하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같은 봉합이 향후 어떻게 전공의 등까지 아우른 '통일된 목소리'로 발화될 수 있을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가 총선 전 예고했던 합동 기자회견 등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눈치 볼 것 없는' 정부…의대증원 드라이브 가속도?


일각에선 정부가 전공의 면허정지 속개를 포함해 증원 추진에 더 속도를 낼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의사 증원이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는 의료계의 비판을 떠나, 국민 판단이 투표에 일부 반영된 만큼, 오히려 정부가 더 이상 여론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정부는 총선 직전인 지난 8일에도 의협 비대위가 제안한 '증원 1년 유예 후 원점 재논의' 관련 발언을 번복했다. 박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내부 검토는 하겠다"고 했다가 반나절 만에 "검토된 바 없고 향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정정했다.

증원 조정을 고려해볼 수는 있다는 입장에서 '2천 증원'은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원칙 확인으로 또다시 회귀한 것이다. 관련 설명자료 배포 이후였음에도 차관이 긴급브리핑까지 열어 설명한 데엔 대통령실의 의중이 일정 반영됐으리라는 분석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51분에 걸친 대국민 담화에서도 "이해집단의 위협에 굴복해 (의대) 증원은 고사하고 351명 정원 감축에 찬성한 것이 지금 심각한 의사 부족 사태를 초래한 것"이라며 증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의협 비대위는 총선 결과가 나온 직후 지금껏 정부가 보인 대화시도가 '쇼'에 불과하다며 총선 결과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또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면 의협 지도부와 전공의들에게 무리하게 내린 각종 명령과 고발, 행정처분 등을 철회하고 의대 증원절차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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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방침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개혁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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