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선거와 투표

흙수저 출신 與낙선자 “자기 힘으로 꿈 이뤘던 세대, 부활시키고 싶었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흙수저 출신 전문가 영입인재는 전멸, 범죄자·부동산 투기·(이대생) 성상납 발언 후보들은 국회로”

4ㆍ10 총선에서 인천 서구갑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박상수 변호사는 12일 “현장에서 몇달간 7만장 정도의 명함을 돌리며 느낀 우리의 선거 패인은 우리나라가 크게 변했다는데 있었다”고 했다.

조선일보

국민의힘 인천 서구갑 후보로 출마한 박상수 변호사(맨 왼쪽)가 선거 기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행숙 후보, 박종진 후보와 함께 유세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격전지 수도권에 출마한 국민의힘 영입인재들 모두 고배를 마셨다는 언론 기사 내용을 언급하면서 “여전히 우리의 전통적 지지층은 고전적 노동과 그에 기반한 성장과 발전을 이야기 하지만 그 수는 눈에 띄게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며 “그에 비해 보편 복지와 현금성 복지를 바라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고 앞으로는 보수 역시 계속해서 선거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러한 포퓰리즘 경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재 영입 1호로 여당의 ‘험지’로 분류되는 인천 서구갑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의 김교흥 의원과 붙어 패배했다. 박 변호사는 “선거운동을 하며 마음이 무거웠던 순간이 몇번 있었다”며 “장사가 너무도 안되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명함을 돌리는 순간마다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와중에 ‘민주당은 현금성 복지를 해주는데 국민의힘은 자기들끼리 해먹느라 국민들에게 그런 것도 안해준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며 “자영업자들의 70%가 가게를 내놨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당장 먹고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민주당 정부가 마구 풀어주던 현금성 복지에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선거운동을 하던 중 어떤 중학생 아이는 내게 ‘전과 몇개 있어도 대통령 후보도 할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며 “우리 당의 흙수저 출신 전문가 영입인재들은 전멸시키며 범죄자, 부동산 투기세력, 전관예우, (이대생) 성상납 발언(을 한 인물들)까지 기어코 국회로 보내는 과반이 넘는 국민들의 선택 앞에서 뉴노멀의 시대가 완전히 시작됐음을 체감한다”고 했다.

1979년생인 박 변호사는 인천 서구 원도심 지역 출신이다. 박 변호사는 “우리 당의 영입인재들은 대부분 내 또래였고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길러왔으며 험지라 불리는 격전지 출마를 불사했다”며 “금번 우리당 영입인재들은 민주당과 진보정당 지지세가 강한 서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태어났거나 자랐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당의 인재 영입 후보들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준비해준 교육의 사다리를 타고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다지며 사회 활동을 해오던 사람들이었다”며 “대부분 고도성장기의 우리나라가 길러냈고 한 세대만에 자력으로 세상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마지막 세대였으며 그 시대를 다시 부활시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랬기에 다들 영입인재로서 프리미엄을 요구하지 않고 이제는 우리당에게 험지가 되어버린 동네에 자원하여 출마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앞다퉈 당의 험지로 출마한 영입인재들의 선택을 보며 ‘세상에 정치가 그리 쉬운 줄 알았냐’는 조롱이 넘쳐 나지만 언젠가 금번 우리 영입 인재 동기들의 무모할 정도의 절박한 도전과 처절한 사투의 의미가 이해될 날이 오기 바란다”며 “나는 우리당이 서울에서 6석만 이길 수 있다는 뉴스가 나올때 정치 투신을 결심했고 질 것을 각오하고 치열하게 후회없이 싸웠기에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만 이제부터 변하게 될 나라가 걱정될 뿐”이라며 “우리는 과연 이토록 환상적으로 완벽히 다져진 듯한 뉴노멀을 되돌릴 수 있을까. 내가 사라진 뒤 이 땅에서 살아갈 아들을 생각하면 그것이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 되었다”고 했다.

[김민서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