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박사. 인텔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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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네이버가 ‘인공지능(AI) 동맹’을 공식화하면서 그 성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는 인텔의 반도체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해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모두 장악하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전망이다.
미국 인텔의 한국 법인 인텔코리아는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간담회를 열고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가 인텔의 칩을 기반으로 거대언어모델(LLM)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동맹의 초점은 엔비디아의 독점 구도에 균열을 내는 데 있다. 그동안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주로 엔비디아의 프로그래밍 플랫폼 ‘쿠다’(CUDA)를 이용해왔는데, 쿠다와 이를 통해 개발한 소프트웨어 모두 사실상 엔비디아 칩에서만 작동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높이는 요소로 지목돼왔다. 엔비디아가 폐쇄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고객사를 묶어두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쳐온 셈이다. 인공지능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텔과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 대학·스타트업과 협력해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엔비디아 대신 인텔의 인공지능 가속기 ‘가우디(Gaudi) 2’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결과물은 오픈소스 등의 형태로 공개할 계획이다. 인텔은 가우디 칩을 제공하고, 네이버클라우드는 연구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네이버는 이로써 인공지능 생태계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동시에 비싼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텔의 칩은 엔비디아보다 크게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이동수 박사는 “가우디를 쓰는 사람들이 앞으로 거대언어모델을 하게 되더라도 국내에서 만든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 세계로 대중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협업의 성패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작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산업·학계의 개발 역량은 물론 인텔의 인공지능 칩 경쟁력도 아직 검증됐다고 보기 힘든 탓이다. 네이버클라우드도 자사의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하이퍼클로바 엑스(X)’에 인텔 칩을 활용한 적이 없다. 노수진 네이버클라우드 실장은 “현재 우리가 가우디 2를 쓰고 있는 건 전혀 없다”며 “이제 테스트를 할 예정이고 테스트 결과에 따라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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