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4명 사전투표 의향…여야 각자 셈법으로 독려
한동훈 신촌·이재명 대전…전문가 "고정관념 깨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오후 대전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점검을 하고 있다. 2024.4.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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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4·10총선 사전투표 시작일인 5일 여야는 투표율이 선거 결과에 끼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 모두 경합지역을 50곳 이상으로 보는 만큼 지지자를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에 불러내야 승기를 잡는다고 보고 있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제는 지난 2013년 4·24 재·보궐 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였다. 2016년 총선에서 12.2%였던 사전투표율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26.7%로 뛰어올랐다.
이번 총선에서도 유권자 10명 중 4명이 사전투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가 지난달 31일~이달 1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회의원선거 관심도 및 투표 참여 의향 등에 관한 2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42.7%였다.
지역별로 보면 21대 총선에서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전남(35.77%)이었으며, 가장 낮은 지역은 국민의힘의 '안방'인 대구(23.56%)였다. 두 지역은 12.21%포인트(p) 차이다.
여야가 사전투표율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보수 진영에 불리하다는 생각에 사전투표 독려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권자 지형이 달라지며 고정관념이 깨졌다고 판단해 사전투표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에서 밀린다면 투표하려던 지지층도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 및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이번 격전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청 인근 상가에서 김현준 수원갑 후보, 홍윤오 수원을 후보, 방문규 수원병 후보, 이수정 수원정 후보, 박재순 수원무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4.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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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서울 중랑구 유세 지원 현장에서 "남은 3일 싸우는데, (우리가) 하루 싸워서 이길 순 없다. 사전투표장에 나가달라"며 "이번 선거에서 범죄자를 막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서울 강동구에서도 "우리는 과거 보수 정당과 달리 모두 내일 사전 투표를 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부터 수개표를 병행해 하나하나 다 깔 것이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전투표 부정선거' 의혹을 불식시킨 것이다.
21대 총선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을 배경으로 180석이라는 대승을 경험한 민주당은 '사전 투표율 31.3%, 총투표율 71.3%'라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총선전략본부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여전히 선거는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1표 승부다. 1표 승부가 확대되고 있다"며 "사전투표율이든 본투표율이든 투표율이 오르면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이다.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본부장은 국민의힘 측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데에 대해선 "위기감을 조성해 지지층의 투표율을 적극화해 이겨보겠다는 속셈"이라며 "국민은 이번 선거를 윤석열 정권 심판으로 규정하고 있기에 국민의힘의 위기론을 통한 돌파 전략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4일 부산역 광장에서 사전투표독려 퍼포먼스에 앞서 "내일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에 반드시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며 "사전투표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하는 집단도 있다. 그들이 누구인지를 자세히 살펴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이날 일제히 사전투표에 나선다. 한 위원장은 이화여대가 있는 신촌에서, 이 대표는 카이스트 학생과 대전에서 사전투표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로 선거 결과를 예단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사전투표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학술적, 통계적으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며 "젊은 사람들이 사전투표를 많이 하니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속설이 있는데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대통령선거를 보면 반대"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최종 투표율이 높다는 법은 없다. 투표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 투표할 뿐"이라며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는 것도 사전투표제에 대한 익숙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설문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89.4%) 및 유선전화 RDD(10.6%)를 활용했다. 응답률은 17.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이 4일 오후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일대에서 이선호(울주군)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4.4.4/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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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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