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위기에…손보협회장 "임산부 보장 강화 등 추진"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이 3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손해보험협회

'저출산 고령화' 위기를 맞이한 손해보험 업계가 실손보험을 통한 임신·출산 보장 강화, 어린이·시니어 상품 확대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이를 비롯한 4대 미래 핵심전략을 내세워 불확실한 위기 상황을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이병래 회장은 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손보 산업이 유례없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역피라미드형 인구 구조로의 변화와 경제 전반 저성장 우려, 글로벌 경기 불안 지속 등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환경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보험 시장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손보협회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인구구조 변화 대응 ▶디지털 혁신 ▶지속가능 보장체계 구축 ▶소비자 중심 서비스 확립 등 4대 핵심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와 직결되는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가장 먼저 내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시니어 맞춤형 요양·돌봄 상품을 확대하고, 고령자를 위한 유병력자 실손보험 개편도 검토키로 했다. 또한 임산부 부담 완화 차원에서 임신·출산 질환 관련 급여 의료비를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쪽으로 표준 약관 개정을 추진한다. 다자녀 보험료 추가 할인 같은 '어린이 친화' 자동차보험 상품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병래 회장은 "고령층 의료보장 공백을 해소하고 저출생에 대한 보장은 강화하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상품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사적 사회 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하는 손보의 책임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해보험 산업의 4대 미래 핵심전략 내용. 자료 손해보험협회

손보협회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보험서비스 혁신도 진행할 계획이다. 의료 데이터 등을 활용한 상품 고도화, 인공지능(AI) 활용 등에 적극 나서는 식이다. 또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소비자 중심의 보험 서비스도 확립한다는 목표다.

지속가능한 보장 체계 구축과 관련해선 '과잉의료'나 '보험사기'에 따른 실손보험금 누수를 막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근 문제가 되는 3대 비급여 항목(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료, 비급여 MRI)을 두곤 금융당국과 보장 합리화를 위한 표준 약관 개선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도수 등 물리치료만으로 약 2조1000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등 비급여 문제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실손보험은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인데 일부에서 잘못 이용되는 바람에 혼란을 불러왔다. 향후 (정부가) 의료개혁특위를 출범하고 비급여 태스크포스(TF)도 가동하면 업계 의견을 모아서 의료 정상화 등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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