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세르비아에 체류하고 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신병 확보를 위해 현지로 날아갔다. <자료=매경DB> |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53조원의 천문학적 손실을 입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도 어떻게든 고국 땅을 밟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국내 송환을 위해 몬테네그로에서 잘나가는 거물급 변호사로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권 대표가 막대한 돈을 쓰면서 한국으로 송환되기를 바라는 건 결코 특별한 애국심 때문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탓이다.
이에 국내 피해자들은 권 대표를 미국에 보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사실 투자자들이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권 대표가 한국에 오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투자자들이 구제받으려면 개별적으로 권 대표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최대 100년형을 받을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길어봤자 40년, 그마저도 보장된 게 아니니 차라리 미국으로 보내라고 아우성치고 있는 것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인 85조원에 이르는 폰지사기 주범 버나드 메이도프는 징역 150년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사망했다. 반면 한국에서 경제사범에게 내려진 최대 형량은 1조원대 펀드 사기범이었던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에게 확정된 징역 40년이다. 2000채가 넘는 주택을 보유하고 조직적인 전세사기를 벌인 ‘건축왕’ 남 모씨도 고작 징역 15년형을 받았다. 재판부조차 이례적으로 사기죄에 대한 현행 법정 최고 형량이 너무 낮다고 목소리를 냈다. 아무리 한국과 미국의 법체계가 다르다고 하지만 형량의 차이가 너무 벌어진다. 범죄자들에게 한국이 팔을 벌려 환영하는 꼴이 아닌가. “웰컴 투 코리아”라고.
최예빈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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