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휴대폰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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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달 중으로 3만원대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내놓을 전망이다.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통신비 인하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KT가 내놓은 3만원대 5G 요금제가 실효성 논란을 겪은 만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3만원대 5G 요금제 역시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는 지난주 3만원대 5G요금제에 대한 유보신고제를 신청했다. 유보신고제는 통신사가 정부에 신규 요금제에 대한 이용약관을 신고하면 일정 기간을 거쳐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2020년 12월 마련된 제도다. 그동안은 정부의 허가를 받는 허가신고제로 유지됐지만 정부의 개입을 줄이고 시장 경쟁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유보신고제는 1위 통신사가 신고한 요금제의 심의 기간을 최대 15일로 제한한다. 쉽게 말해 15일 내에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도록 정부가 심의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 업계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3만원대 5G 요금제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4일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조속한 시일 내 사업자(SK텔레콤·LG유플러스)와 협의를 마무리하고,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과기정통부가 심의에 속도를 낼 것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터 제공량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에 통신사가 난색을 보이면서 협의가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통신사 5G 요금제 현황 예시. /과기정통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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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월 3만7000원에 4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제공했다가 실효성 비판을 받은 KT의 사례와는 달라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 1월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3만원대 5G 요금제인 ‘5G슬림 4기가바이트’를 내놨다. 그러나 기존 5G 요금제 대비 1GB당 단가가 4~5배 비싸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더욱이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8GB(지난해 말 기준)에 달하는 상황이라 구색맞추기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보다는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미 다이렉트(홈페이지에서 소비자가 직접 가입하는 형태) 요금제로 3만원대 5G요금제를 판매 중인 만큼 새롭게 내놓은 요금제도 비슷한 데이터 제공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월 3만4000원에 8~9GB, 월 3만8000원에 11~13GB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LG유플러스도 비슷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맞춤형 요금제인 너겟에서 월 3만9500원에 17GB를 판매 중인 만큼 새롭게 나오는 3만원대 5G 요금제도 비슷한 가격과 데이터 용량으로 설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6만5000원 요금제가 5G 데이터 100GB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3만원대 요금제는 많아도 20GB를 줄텐데, 과연 누가 이런 요금제를 쓸까 의문”이라며 “요금이 2배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데이터 제공량이 최대 20배 넘게 차이가 나는 건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신비 인하 효과는 없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통신 3사는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놓지만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ARPU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분기 ARPU가 3만원대가 깨진 후 매 분기 감소해 지난해 말 기준 2만9562원을 기록했다. 1년 새 3.1% 줄어든 수치다. ARPU 집계에서 IoT(사물인터넷) 회선을 제외해 평균 1만원이 높은 KT 역시 3만원 중반대의 ARPU를 유지하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무선 회선 수 늘리기에 집중하는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말 1년 새 13.5% 줄어든 2만5195원을 기록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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