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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보도 막는 모든 개입 금지”…미디어 자유법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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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 본부 건물 앞에 유럽연합 깃발들이 걸려 있다. 브뤼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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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의회가 13일 언론 독립을 지키고, 보도와 관련된 모든 형태의 개입을 막는 ‘미디어 자유법’(Media Freedom Act)을 채택했다.



유럽연합 의회는 이날 찬성 464표, 반대 92표, 기권 65표로 해당 법안을 채택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 이사회는 “언론의 자유와 다원주의, 편집권 독립의 보호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유럽연합 차원에서 공통의 체제를 창설했다”며 법안 통과 의미를 밝혔다.



법안은 정부와 거대 플랫폼으로부터 언론의 보도 과정 전반과 편집권을 보호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먼저, 각국 정부가 기자들을 구금하거나 검문, 제재 등을 통해 취재 경로를 알아내려고 시도하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특히 기자의 전자 장치에 원격 감시 소프트웨어를 심는 행위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앞서 그리스와 헝가리, 폴란드, 스페인 등에선 기자들에게 해킹 프로그램 ‘페가수스’ 등을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유로뉴스는 “의회는 이러한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미디어 자유법이 기자에 대한 스파이웨어(사용자 동의 없이 컴퓨터의 정보를 수집하고 전송하는 악성 소프트웨어)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는 방안을 도입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유로뉴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스, 스웨덴, 핀란드 등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기자와 취재원 사이 대화 정보에 다가갈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하도록 밀어붙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법안을 추진했던 유럽인민당(EPP) 사빈 베하이옌 의원은 “정부는 법적 동기가 있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서만 스파이웨어를 쓸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과 엑스(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언론 보도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시청을 제한하는 행위도 규제 대상이다. 법안은 각 플랫폼이 언론 보도물을 지우거나 제한하려 할 때 매체에 이를 통보해야 하고, 24시간 이내에 답변을 받도록 했다. 플랫폼은 반드시 이 답변을 받은 뒤 콘텐츠 삭제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이 법은 언론사의 투명한 광고 집행 및 소유 구조 공개도 명시했다. 누가 매체를 통제하고, 보도에 어떤 이해관계가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도록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매체는 사주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언론사는 또 국가로부터 받는 광고 비용과 재정적 지원 내역도 공시해야 한다. 이때 미디어나 온라인 플랫폼에 투입되는 공적 자금은 비차별적 기준에 따라 각 매체에 할당되도록 했다.



유럽의회 의장 로베르타 메촐라는 “유럽 의회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환영했다. 비정부기구인 국경 없는 기자회도 “유럽연합 내 정보에 대한 권리를 위한 큰 진전”이라고 논평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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