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일간 기준 8.10% 기록
공급 부족·과열 등 복합 요인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김치 프리미엄’도 2년 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
13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5분께 비트코인 가격은 1억235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점 글로벌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7만3000달러(약 9570만원)를 기록하며 마찬가지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해당 시점에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 시장에 비해 7% 가까이 높았던 것이다.
글로벌 코인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일간 기준 비트코인에 대한 ‘김치 프리미엄’은 전날 8.10%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2021년 5월 30일(8.72%)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높은 전기료와 공간적 한계 등의 이유 때문에 채굴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전체 비트코인의 90%가량을 소수의 채굴자가 보유한 가운데, 시장에 풀린 물량 중 소수만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구조적 한계가 ‘김치 프리미엄’을 부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가상자산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업비트는 77억1283만달러(10조1115억원)로 바이낸스, UEEx, 4E에 이어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업비트와 또 다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거래액을 합산치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81%였다.
하지만, 비트코인 만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업비트(6억달러, 30위), 빗썸(1억달러, 84위) 합산 거래액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12%로 급감했다. 그만큼 원화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수요가 폭발적임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경우 분명한 한계를 보인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해외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통로가 제한된 점도 ‘김치 프리미엄’을 부르는 또 다른 이유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건당 5000달러 넘게 외국으로 송금할 때 은행에 거래 목적을 밝혀야 하는데, 국내 은행들은 가상자산 매매를 위한 송금인 경우 거래를 거절하고 있다.
비트코인 1억원 시대 개막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김치 프리미엄’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이런 문제들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장 전문가들은 거래소 등 전문기관을 통해 해외에서 가상자산을 사 오는 ‘재정거래(무위험 차익거래, arbitrage)’를 일부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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