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8600만원 배상 책임 확정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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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대학교가 숨진 청소노동자 이모씨의 유족이 일부 승소한 서울중앙지법 1심 판결에 대해 지난 9일 항소 기한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 판결은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60단독 박종택 부장판사가 서울대가 이씨의 유족에게 총 8600만여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이다. 이 판결이 서울대의 항소 포기로 확정되면서 서울대는 이씨 유족에 대한 배상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이 사건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6월 이씨가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씨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기숙사 건물의 쓰레기를 혼자 수거하고 청소했다. 코로나로 인해 배달음식 쓰레기 등이 급증하자 이씨는 업무가 과중하다고 호소했지만 업무 환경도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가 숨지자 유족은 과도한 근로 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조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당시 기숙사 안전관리팀장 A씨가 청소노동자들에게 정장 착용을 요구하고 필기시험을 치르게 한 점 등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대 인권센터도 자체 조사를 진행해 이씨가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서울대 기숙사 징계위원회는 A씨에게 경징계인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후 근로복지공단은 이씨의 사망 직전 업무 내용과 환경, 쓰레기 처리량 등을 종합했을 때 육체적 강도가 높은 노동이라고 판단해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유족은 2022년 6월 학교에 관리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서울대는 망인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고,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고 망인을 방치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업무와 무관한 필기시험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이 망인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줬고, 이로 인해 기존 질병을 급격히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서울대의 책임을 인정했다.
[허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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