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주들 "공익사업 취지는 동의…'편의점 =호구' 이미지 될까 두려워"
경기도 한 편의점에서 직장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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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업계가 더위·폭염 쉼터, 미아 찾기 공간 등 공공인프라의 역할을 계속해 확대하고 있다. 업계 간 입지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공공 서비스를 토대로 다양한 사업들을 확장하다 보면 점포와 고객들의 접점 기회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편의점 점주들 사이에서는 매장 내의 공공 서비스 확대로 인해 발생하는 잔업 증가·매출 감소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는 각종 지자체와 연계해 여성 안심 지킴이, 미아 찾기 시스템 등 사회안전망 역할을 도맡고 있다. CU는 노인과 미아 등을 찾아주는 '아이 CU' 프로젝트, GS25는 공공 소화기 비치 서비스, 이마트24는 자동심장충격기 설비 등 다양한 공공 인프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CU·GS25 40여개 점포가 서울시와 '기후 동행 쉼터' 협약을 맺고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4시간 시간 제약 없이 냉난방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편의점 중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서 점주의 동의와 참여 의지가 있는 곳이 선정됐다.
기후 동행 쉼터로 지정된 편의점에서는 한파나 폭염 등 계절별 재난 상황에서 언제든 편하게 방문해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서울시는 우수 사례 발굴과 편의점주에 대한 표창 등 행정적인 지원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운영에 대한 성과 분석을 통해 올 여름철 폭염에 앞서 신규 참여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 동대문구 한 편의점에서 손님이 음료수를 꺼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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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공공 서비스로 고객을 유치하고 계속해서 편의점 점포에 고객들이 출입할 기회를 늘린다면 매출 증대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쉼터, 임시 파출소 등 모든 오프라인 공간의 역할을 흡수하면서 '뭐든 다할 수 있다'는 편의점 이미지가 오히려 매출에는 도움이 안 되고 점포 운용에는 역효과가 난다는 우려도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특히 매장 쉼터의 경우 점주들이 느끼는 매출 연결 효과는 미미했다"면서 "전기료가 너무 올라 냉난방을 약하게 트는 점주들도 많은데 '더위 피하려고 들어왔는데 매장이 왜 이렇게 덥냐'고 항의하는 손님도 상당수 있어 점주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단순히 점주의 선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지원책을 낼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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