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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4 (일)

가계빚 증가폭 줄었지만 규모는 최고치…이자부담도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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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개최된 '가계부채 리스크 점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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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가계대출 증가 폭이 줄어드는 추세에도 절대적 규모는 매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부실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이 1%에 그친 데다, 1월 대비 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이 여전히 100%를 웃도는 상황에 고금리 장기화가 겹치면서 국민의 이자 부담도 역대 최대를 찍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371억원으로 지난 1월 말에 비해 7228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계 부채 비율도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1위를 기록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으로 세계 33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100.1)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국가 중 가계 부채가 GDP를 넘어선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민간 부채의 다른 한 축인 기업 대출 빚 비율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작년 4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비(非)금융 기업 부채 비율(125.2%)은 네 번째로 높았다. 한국을 웃도는 나라는 홍콩(258.0%)과 중국(166.5%), 싱가포르(130.6%)뿐이었다.

모든 지표가 대출 리스크 시그널을 울리는 가운데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른 증가 폭 감소는 고무적인 대목이다.

실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7228억원)은 지난해 11월(4조3737억원), 12월(2조238억원), 올해 1월(2조9049억원)에 비하면 크게 둔화한 수준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실제 지난달 28일 기준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536조4995억원으로 집계돼 전월 대비 2조1744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1월 증가 폭(4조4329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부동산 경기 둔화, 대출금리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전년 대비 가계부채 비율 내림 폭도 4.4%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팔랐다. 금융권은 가계 부채 거품이 최근 고금리, 부동산 거래 부진, 대출 규제 환경에서 빠르게 줄어드는 신호로 분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GDP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2.1%)대로 2%를 웃돌고,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목표(1.5∼2.0%) 안에서 관리된다면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중 10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계 빚 총규모는 여전히 역대 최대치인 상황 속에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국민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었다. 4일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이었다. 월평균 9만9000원이었던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1년 새 31.7% 급등했다.

이는 통계청이 1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 조사를 시행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 폭(5.8%)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높다. 물가 영향을 배제한 실질 이자 비용 역시 2022년 9만2천원에서 11만7천원으로 27.1% 증가했다. 이 역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의 증가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예년 대비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상황이지만, 올해 가계부채를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 상황 점검 회의에서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을 경계하면서 이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잠 위험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고 긴밀한 대응체계를 공고히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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